“경제 기초와 정치는 분리…신인도 영향 적을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지금까지 생각했던 방향으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새로운 충격이 없는 한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정국으로 번지더라도 “과거 경험 보면,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준 건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국 한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 관련해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정치는 분리되어 있어서 (국가)신인도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가 6시간만에 이뤄져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환율이 확 올라갔던 게 떨어졌다”면서 “비상계엄이 없었던 상황까지 내려갈 때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외국의 지인들이 전화와 이메일로 한국 소식을 많이 물어본다고 소개한 뒤 “해외에서 워낙 관심이 많다보니까 그냥 두면 오해가 오해를 증폭한다”며 “주요 외신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서 오해나 불식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했으며, 이날도 FT와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이번 일이 단기적으로 계엄이 해제되어서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뛰었다가 내려오는 것”이라며 “경제 성장률에 주는 영향은 바꿀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경기 전망 경로를 바꿀 수 있는 건 미국 새 정부가 들어서 경제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수출 모멘텀이 주요국 경쟁 관계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등”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향후 탄핵 정국으로 번질 때 영향을 묻자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될지, 짧을지 길지 여러 가지 옵션이 있어서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과거 두 번의 탄핵 경험을 보면, 그것이 경제성장률이나 중장기 경제에 영향을 준 건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