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에 명령 내릴 기회 없었다
계엄군 국회 투입은 김용현 지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계엄 실패 원인을 두고 “급하게 진행되면서 군사적으로 계획, 대비가 안 된 점이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현안질의에 출석해 ‘계엄이 실패한 배경은 뭐라고 보나’라는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변했다. 박 총장은 ‘군에서 말을 안 들은 것인가’라는 질의에는 “말을 안 들은 게 아니라, 좀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병력의 국회 진입을 지시하지 않았고, 사전에 계획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명령을 하달할 기회가 없었다”, “명령을 내릴 수준의 조직이 없었다”라며 계엄군에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계엄사 (운영을 위한) 상황실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계엄군의 국회 투입과 철수를 지시했다고 박 총장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말했다. 박 총장은 ‘대통령이 계엄사령부를 지휘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니다”라며 “장관(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장관 자신이 (지휘권을) 위임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23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4일 오전 1시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자 계엄을 해제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