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감옥서 ‘비상계엄’ 윤 대통령에 조언 글 “국정운영이란…”

박홍두 기자    강연주 기자

“단단한 콘크리트, 자갈·모래 잘 섞어야 만들어져”

변호인 “비상계엄 사태, 자기 잘못도 있다고 본 듯”

명씨의 변호인이 5일 명씨로부터 받아 적은 ‘윤석열 대통령께 올리는 글’ 조언 전문을 내보이고 있다. 김정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명씨의 변호인이 5일 명씨로부터 받아 적은 ‘윤석열 대통령께 올리는 글’ 조언 전문을 내보이고 있다. 김정훈 기자

‘공천 개입 의혹’ 사건 등으로 구속수감돼 재판에 넘겨진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운영과 관련한 조언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틀째 보낸 조언이라 명씨의 글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명씨는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명씨는 이 글에서 “단단한 콘크리트는 질 좋은 시멘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난 자갈과 거친 모래를 각종 상황에 따라 비율대로 잘 섞어야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게 바로 국정운영이다”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명씨는 끝으로 자신을 ‘대역죄인’이라고 썼다.

변호인단은 “명씨가 밝힌 ‘질 좋은 시멘트’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아첨꾼들을 말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난 자갈’은 야당 정치인과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들이라고 표현을 했고, ‘모레’ 같은 경우에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이라고 명씨가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단은 “명씨는 이 글의 전체적인 취지가 윤 대통령께서 주변에 좋은 얘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조금 듣기 싫어하시는 소리로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그걸 균형있게 잘 들으셔서 국정운영을 잘하셨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지금 비상계엄 선포·해제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본인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런 메시지를 만든 것 같다”며 “전국이 혼란스러운 게 아무래도 자신으로부터 불거졌다는 것에 대해 도의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명 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메시지도 변호인단을 통해 전달했다. 명씨는 오 시장이 자신을 고소한 일과 관련해 “(검찰에)증거 자료를 다 제출했다”며 “오 시장은 간이 작아서, 쫄아서, 헛발질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자업자득으로, 안타깝다”며 “오 시장의 정치생명은 험난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3일 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씨와 김영선 전 국회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평소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운 명씨가 자신이 공천을 도왔다며 돈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명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검찰의 기소 행태를 보고 ‘특검만이 나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특검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검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검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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