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통계 부풀려져” 말한 경제 전문가 글 온라인에서 삭제돼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베이징의 한 의류 매장에서 상설 할인이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의류 매장에서 상설 할인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를 거론하며 공식 경제지표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경제 전문가의 글이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SDIC그룹 수석 경제학자 가오샨원은 지난 3일 선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가오는 지난 3년 동안의 중국 국내총생산(GDP)가 10%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가오는 부동산 버블이 붕괴한 외국 사례를 적용해보면 중국 경제는 보통은 3~4%, 최소한 2% 위축됐어야 하는데 공식 통계에는 0.2%포인트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돼 있다. 가오는 고용 지표가 실제보다 과장돼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오는 4700만명이 공식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갔거나 임시·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면서 정부의 실업률 지표에 집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는 2022년 12월 코로나19 펜데믹 봉쇄 정책 종료 이후 젊은층 인구가 많은 지역이 노령층 인구가 많은 지역보다 오히려 소비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도 밝혔다. 이는 젊은층의 소비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설명과 배치된다.

가오는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향후 고소득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면 연금을 받는 노인들은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는 이제 ‘활기찬 노인, 무기력한 청년, 절망적인 중년’으로 가득 차 있다”며 젊은층이 더 이상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이 아니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생중계된 가오의 발언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발표 전문이 소설미디어(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가오의 글은 검색되지 않고 있다. 위챗에서 관련 링크를 클릭하면 “규정 위반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더 이상 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는 메시지가 뜬다.

중국 국가안전국은 지난 1월에 대중에 중국 경제를 폄하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라고 공지했다. 이후 중국 미디어에서 중국 당국의 공식입장과 다른 견해를 제시하는 논평은 사라졌다.

지난 9월 말부터 부양책을 실시한 이후 중국 경제는 바닥을 다지고 회복세를 보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두 달 연속 경기 확장국면을 나타냈다.

다만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들어선 것인지를 두고는 이견이 있다. PMI 지수 확장은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겹쳐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기업이 원자재 등을 미리 사들인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침체 상태이다.

인민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성장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며 속도를 숭배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전했다. 중국 당국이 올해 GDP성장률이 공식 목표인 5%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받아들이려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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