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창수 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중앙지검 도이치모터스 수사팀 지휘라인이 5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탄핵소추된 검사들은 직무가 정지된다. 직무가 정지된 이들의 자리는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채워지는데, 검찰 내에선 업무 공백으로 인한 수사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이 내세운 탄핵 사유는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이 지검장 등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 등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 송달 절차를 밟는 대로 직무가 정지된다.
이 지검장은 이날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될 즈음 중앙지검에서 부장검사 등 간부들과 30분가량 티타임을 갖고 직무정지로 인한 소회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이 지검장은 “빨리 돌아올 테니 잘 열심히 근무하고 있으라”며 “헌법재판소에 가서 잘 말씀드리고 빨리 결정을 받아서 돌아오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직대 체제’ 중앙지검…“탄핵사유 될 수 없다” 반발
탄핵소추된 검사들의 직무는 앞으로 ‘대행’이 수행한다. 중앙지검장 대행은 박승환 1차장검사가, 4차장검사 대행은 공봉숙 2차장검사와 이성식 3차장 검사가 나눠 맡는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대행은 이승학 반부패수사3부장검사가 맡는다.
검찰 내부에서는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에서 검사장을 포함한 지휘부 3명의 직무가 일괄 정지되는 만큼 ‘업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으로 반부패수사2부에서 수사해왔던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의혹’ 사건 처리가 예정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그간 이 사건에 연루됐던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지난 1월부터 이어져왔던 검찰의 출석 통보에 불응해왔는데, 검찰은 이들이 불응할 경우 출석 조사 없이도 기소하겠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이날 퇴근길에서 이 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3인이 탄핵된 것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엄중한 시기에 탄핵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수사의 최종 책임자로서 검찰 구성원들이 흔들림 없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검사 탄핵소추에 대한 입장문에서 “검사가 법과 원칙에 의해 수사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 것은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건강・재산 관련 민생범죄에 대한 수사 마비도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퇴직 검사 및 검찰 공무원 모임인 검찰동우회도 입장문을 내고 “검찰 수사가 야당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반헌법적 만행”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