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째인 5일 동덕여대 시위와 관련해 “페미니즘 동아리가 계엄군 행세를 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의 일방적 의사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한 학생들을 총을 든 채 국회에 강제로 진입했던 계엄군에 비유했다. 학생들의 시위를 계엄군에 빗댄 것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플랫]침묵 깬 동덕여대 교수들 “고소 취하하고 회복 방안 마련하라”
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에 내려진 ‘페미 계엄의 포고령’도 당장 해제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최고위원은 “선량한 시민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평결하고, 문화콘텐츠를 검열하고, 제도적 특혜를 요구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원칙을 파괴해 왔다. 이번 동덕여대 사태는 그 화룡점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글에서 주간조선의 ‘동덕여대 졸업연주회 녹취 단독입수’ 기사를 공유하며 “늘 현실은 상상을 상회한다. 어린아이 받아쓰기 마냥 매일 선언문을 읽으라고 하고, 교수가 무릎꿇고 선처를 호소하고, 학생들은 울먹이며 간청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페미니즘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런 패악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급진적 페미니즘의 일탈도 아니다”라며 “이선옥 작가의 말처럼 면책 논리로 무장한 그 이념 그 자체의 문제”라고 적었다. 그는 “윤석열의 폭주로 당신들을 잊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구 끝까지 쫓아가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계엄군 비유가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은 총기를 들고 강제로 국회에 진입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진입할 당시 기관단총이 지급됐고 현장에 저격수도 배치됐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발동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에는 ‘국회 활동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시작된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는 지난 4일 학생들이 본관 점거를 해제하는 등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학생들은 여대의 존재 가치와 여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 등을 들어 여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 문광호 기자 moonlit@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