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내란죄’ 탄핵 추진 이어 상설특검도···‘부부 특검’ 정국

박하얀 기자
한준호·주철현·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윤석열 외 7명 내란죄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한준호·주철현·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윤석열 외 7명 내란죄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내란죄 책임을 묻기 위한 움직임이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 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하는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오는 7일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이 함께 이뤄져 ‘부부 특검’ 정국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 요구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의원 170명 전원이 발의에 서명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제정을 고려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통령이 즉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상설특검을 신속 추진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6일 상설특검안을 논의한 뒤 소위로 회부, 9일 전체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상설특검안을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상설특검은 일반특검보다 파견 검사와 수사관 수가 적어 한계가 있지만, 제정법에 기반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민주당은 특검수사 요구안에서 윤 대통령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칭하며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명시했다.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 활동을 금지, 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 무력화를 시도하고 의원들을 불법 체포하려 군 병력을 투입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내란 목적의 살인 예비음모 행위’도 적시했다. 민주당은 국회 경내에 중무장한 계엄군과 전투용 헬기가 투입됐으며, 장갑차의 국회 진입이 시도됐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그 과정에서 누군가라도 살상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말했다. 의원 등의 국회 출입 통제를 지시해 계엄령 해제 표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수사도 요청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특검수사 대상에는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계엄사령관으로서 국회 활동을 금지하는 위헌적 계엄사령부 포고령을 발표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도 포함했다.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심의한 국무위원들은 ‘내란 동조’ 혐의가 있어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국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 및 군·경 지휘관 등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민주당은 “일련의 행위들은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작금의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회를 반국가세력으로 치부해 국회가 헌법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란행위”라며 “대통령이 인사 권한을 갖는 검찰청 검사들의 중립적 수사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이날 국가수사본부에 윤 대통령, 김 전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8명을 내란죄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야당의 전방위적 내란죄 수사 압박은 윤 대통령 탄핵 추진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이 오는 7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로 하자 국민의힘은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에 민주당은 비교적 단기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상설특검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상설특검 수사요구안도 조만간 본회의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설특검 수사 과정에서 ‘스모킹건’이 나오면 탄핵소추 가결에 필요한 여당 이탈표 8표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려있다.


Today`s HOT
강풍과 많은 눈이 빚어낸 캐나다 비행기 추락 사고.. 혹독한 겨울 폭풍, 미국을 강타한 후의 상황 오스트리아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공격으로 현장은 추모의 분위기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프랑스 시민들
여자 싱글 프리 금메달 주인공, 한국의 김채연 꽃 피운 계절이 온 스페인의 여유로운 일상
홍수와 산사태 경보 발령된 미국 캘리포니아 리알토 다리 아래에서 모두가 즐기는 카니발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10억 라이징' 캠페인 뮌헨 베르디 시위 중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 발렌타인데이 맞이 태국의 '풍선 사랑' 행사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피나왈라 코끼리 고아원의 현장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