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윤 대통령, 계엄사령관 사의 반려…국방장관 면직으로 버티기 돌입

박순봉 기자    유새슬 기자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혐의가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사의를 표명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면직하고 후임을 지명했다.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 총장의 사의는 반려했다. 이날로 예상됐던 대국민 담화는 하지 않았고 계엄사태에 대한 사과 등 입장을 내놓지도 않았다. 비상계엄 선포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고집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방부 장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방부 장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회 요구에 의해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 오후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앞서 김 장관의 해임을 건의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수용하는 모양새로 정리했다.

윤 대통령은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육사 41기)를 내정했다. 정 실장은 최 내정자에 대해 “1985년 임관해 22사단장, 5군단장, 육군참모차장, 한·미 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역임한 예비역 육군 대장”이라며 “국방·안보 분야 전반에 넓은 식견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후방 각지의 야전 경험이 풍부한 작전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최 내정자는 2020년 9월 전역 후 윤석열 대선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사의는 반려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최근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서 안정적인 군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육군참모총장으로서 임무수행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날 인선은 비상계엄을 통한 ‘친위 쿠데타’ 실패 후에도 ‘윤석열 정부는 그대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고 거국내각, 임기 단축 등 다양한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정 반대임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이날로 검토하던 대국민 담화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및 중진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야당의 폭거를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뒤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이 오는 7일로 예정된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표결 후에 입장을 밝히려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버티기’는 국민의힘의 방조가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당선으로 귀결될 수 있어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런 분위기가 윤 대통령의 버티기를 가능하게 해줬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은 탄핵을 부결시키고 온갖 매를 맞으며 버티면서 윤 대통령 임기를 최대한 연장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그 사이 이재명 대표 유죄 최종 판결이 나오는 것이 그나마 살 길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용산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사과를 해서 탄핵당했다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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