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 대신 탈당 주장한 한동훈…대권 유불리 재나

유설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옹호할 순 없다면서도 탄핵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탈당을 재차 주장했는데, 그가 강조하던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인의 대권플랜 가동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탄핵에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준비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한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의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인 우리 당의 정신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전날 면담에서)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상계엄을 한 것이다’라고 하셨다”며 “민주당의 폭거는 극심하고 반드시 심판받아야 하지만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사태에 책임지는 방식으로는 탈당을 재차 주장했다. 한 대표는 “엄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탈당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책임지고 앞장서서 이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탈당 조치는 헌정질서 파괴 행위를 비판하는 민심의 요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을 요구하는 여론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응답자는 73.6%로 나타났다. 탄핵 반대는 24.0%였다.

한 대표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왔지만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태도를 바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당대회 전에는 채 상병 특검 자체 추진을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발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 특검법은 줄곧 반대하다가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이 커지자 ‘전략적 모호성’ 전략으로 돌아섰다. 이를 두고 당원게시판 논란을 덮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을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대표가 탄핵에 반대하는 데는 자신의 대선 가도에 미칠 영향이 고려됐을 거라는 시선이 있다. 한 대표는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핵 이후 정권을 잡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이지만, 여권 대선 유력주자인 자신의 유불리도 함께 고려했을 거라는 비판이 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직후 대선에서 보수 재집권은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다.

한 여권관계자는 통화에서 “탄핵은 자신에게 불리한 대선구도로 가니까 반대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한 대표의 가장 큰 문제는 옳고그름이 아니라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독대 호소인에서 탈당 호소인으로 바뀌면 그 하고 싶어하는 (윤 대통령과의)‘차별화’가 되느냐”며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존재하지 않는데 그걸 팔겠다고 국민들에게 아무리 호소해야 팔리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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