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설립 이래 두 번째 교수 시국선언
학부 총학생회도 성명 발표…“강력 규탄”
카이스트(KAIST) 소속 교수들이 최근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카이스트 설립 이래 소속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시국 선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으로 이어진 2016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였다.
카이스트 교수 326명은 5일 발표한 시국 성명서를 통해 “2024년 12월3일 윤 대통령이 한밤중에 선포한 비상계엄은 대한민국을 큰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대통령의 위헌적 행동으로 오랜 세월 쌓아올린 국가의 자긍심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본인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고 했으나 역사의 시곗바늘이 뒤로 돌아간다는 절망감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국민의 고통은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가”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카이스트에서 벌어진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언급했다. 당시 사건은 카이스트 졸업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에게 한 졸업생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졸업식장 밖으로 끌려나간 일이다. 경호처 직원들은 손으로 해당 졸업생의 입을 막았다.
이와 관련해 교수들은 “지난 2월 이곳 학문의 전당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민주적 가치가 훼손되었음에도 침묵했다”며 “이 같은 횡포가 온 국민을 향하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며 목소리를 낸다”고 했다.
교수들은 “우리는 윤 대통령과 이 사태를 주도한 관련 인사들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헌법적 절차를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도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해 나라를 뒤흔드는 국가 지도자의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거세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