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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에게 ‘몸 씻고 소금 뿌려라’ 주문…이 메뉴는 뭘까

입력 2024.12.05 20:07

수정 2024.12.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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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사냥꾼에게 ‘몸 씻고 소금 뿌려라’ 주문…이 메뉴는 뭘까

주문 많은 요리점
미야자와 겐지 글 | 김진화 그림 | 박종진 옮김
여유당 | 56쪽 | 1만8000원

<주문 많은 요리점>은 100년 전에 출간된 동화다. 자연과 인간, 우주와 생명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주로 쓴 일본의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이다. 많은 고전 동화에는 잔인하고 찜찜한 구석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도 원작은 잔혹하다. <주문 많은 요리점> 역시 아름답고 따뜻한 것만이 동화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책]사냥꾼에게 ‘몸 씻고 소금 뿌려라’ 주문…이 메뉴는 뭘까

멋지게 차려입은 두 사냥꾼이 ‘어디 쏴버릴 짐승 없나’ ‘사슴 옆구리에 총알을 먹이면 얼마나 통쾌할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숲길을 걷는다. 오늘따라 쏴 죽일 짐승도 없고, 배도 고파서 이만 돌아가려는 순간, 저편에 말끔한 레스토랑이 보인다. ‘누구든 들어오십시오. 절대 사양하지 않습니다’라고 쓰여 있는 식당 문을 열자, 서양식으로 꾸며진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사냥꾼들은 숲 한가운데 이런 고급 식당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기뻐한다.

그런데 얼마나 고급 식당인지, 손님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좀 특이하다. 머리를 빗고 신발 흙을 털어달라, 끝이 뾰족한 것은 보관해 달라, 항아리에 든 크림을 몸에 발라 달라…. 일단 시키는 대로 하던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몸에 소금을 쳐달라는 요구에 이르러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행동을 멈춘다. 요리는 아직 구경도 못했는데, 마치 요리 과정처럼 몸을 깨끗이 씻고 크림을 바른 채로 곧 소금까지 뿌려지는 건 자기들뿐이다. 혹시 이 요리점의 메뉴가 자기 자신인 것은 아닐까? 섬뜩한 느낌이 드는 순간, 둘을 쳐다보고 있는 눈동자가 보인다.

100주년을 맞아 새로 출간된 책에 김진화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흥미롭고 오싹한 이야기에 다채로운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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