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적 비상계엄에 잇단 규탄
시국선언·퇴진 운동 확산세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역사책을 찢고 나왔다. “국민과 함께하겠다”던 여당은 다음날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연령과 계층, 지역을 막론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전북대학교 사학과 구성원 100명은 대자보를 이날 교정에 여럿 붙였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던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폭거를 저질렀냐”고 썼다. 스승과 선배들도 목소리를 냈다. 전북대 교수회와 직원협의회, 총동창회는 성명을 통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생략한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일동은 “무능한 대통령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할 때 국가와 국민이 얼마나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제주지역 학생들은 ‘배움과 다른 세상’을 규탄했다. 지역 5개 청소년 단체 등 50여명의 청소년들은 이날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배움과 다른 세상이 아닌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제주대학교 학생 84명이 연명한 시국선언단은 “12월3일 저희는 역사 속에서만 보던 계엄령을 눈으로 직접 보았다”면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했다. 제주대 운영위원회도 성명을 내 “윤 대통령이 말하는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은 과연 누구를 지칭하고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면서 “현재를 전시와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부를 만한 객관적 증거는 없다”고 했다.
인천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결정한 국민의힘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민주노총과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회대전환·윤석열 정권퇴진 운동본부’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탄핵을 거부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내란에 동조한 것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역구의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배준영 의원에게 탄핵 동참을 촉구하며 국민의힘 인천시당 항의 방문과 농성도 진행한다.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 때까지 매일 집회가 이어진다. 윤석열 정권퇴진 충남운동본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세종시청 앞과 충남 서천·아산·예산·천안 등 거리에서 선전전을 펼쳤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평일 오후 5시 천안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철·박미라·강정의 기자
김창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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