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시리아 반군, 중부 거점 하마까지 장악···“알아사드 정권 위태”

선명수 기자
5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연합이 중부 거점도시 하마 시내로 진입하자 일부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연합이 중부 거점도시 하마 시내로 진입하자 일부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를 8년 만에 점령한 시리아 반군 연합이 5일(현지시간) 중부 거점도시 하마까지 장악하는 등 파죽지세로 남하하고 있다. 2011년 내전 발발 이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통치하던 하마가 반군 수중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반군 연합을 주도하는 무장세력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지휘관 하산 압둘 가니는 성명을 내고 반군이 하마 시내로 진입했다며 “하마 교도소 수감자 수백명을 해방했다”고 밝혔다.

HTS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도 하마 점령 후 성명을 통해 “시리아가 40년간 견뎌야 했던 상처를 씻어내기 위해 이곳에 진입했다”며 “복수 없는 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도 하마 함락 사실을 인정했다. 정부군은 “지난 몇 시간 사이 심각한 충돌 끝에 테러 집단이 도시의 여러 축을 돌파하고 내부로 진입했다”면서 하마에 주둔하던 부대를 도시 밖으로 퇴각시켰다고 밝혔다.

인구 100만명의 시리아 제4도시 하마는 지난주 반군이 탈환한 북서부 알레포에서 남부에 있는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중부 거점 도시다.

반군이 하마를 점령하면서 시리아 정부가 있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목에는 이제 홈스만 남았다. 홈스는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에 이어 시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남부 거점으로, 시리아 내전 초기 봉기가 일어난 곳이다. 당시 알아사드 정권의 무력 진압으로 이곳에서 수천명이 사망했다.

반군이 지난달 30일 공세 시작 사흘 만에 알레포를 장악하자 러시아와 이란이 정부군 지원에 나섰지만 반군 연합은 진격 속도를 높이며 빠르게 남하하고 있다. 알졸라니는 6일 공개된 CNN 독점 인터뷰에서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이 혁명의 목표”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시리아 정부군은 주요 교량을 폭격해 반군의 진격로를 끊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정부군 전투기들이 하마와 홈스를 잇는 홈스-하마 고속도로의 알라스탄 다리를 겨냥해 여러 차례 폭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다리는 홈스에서 북쪽으로 약 20㎞ 떨어진 소도시 알라스탄 교외에 있다.

SOHR은 정부군 전투기가 10여 차례에 걸쳐 알라스탄 다리와 주변 일대에 폭격을 퍼부었다면서 “공습은 하마와 홈스를 잇는 도로를 끊어 홈스를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알라스탄과 홈스를 연결하는 도로상에 토벽이 세워졌고, 알라스탄과 인근 탈비세 마을에 있던 정부군 지휘소도 버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는 알라스탄 외곽의 정부군 공병대대를 현지 무장세력이 습격해 군용 차량과 탄약 등을 탈취한 데 따른 것으로, 정부군은 이곳에서 퇴각한 뒤 탈비세 등에 폭격을 퍼부었다고 SOHR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반군의 진격 속도와 기세로 볼 때 알아사드 정권이 머지않아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다린 칼리파 선임 고문은 “반군이 이 속도로 홈스로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다면 알아사드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마를 장악한 반군은 홈스를 거쳐 다마스쿠스를 향해 남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정부군이 이날 오후 다마스쿠스 상공에서 무인기(드론) 2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다마스쿠스에 있는 중국대사관은 자국민에 “시리아 북서부를 비롯해 전반적인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이용 가능한 항공편으로 최대한 빨리 출국할 것을 권고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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