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전도 검사를 분석한 인공지능이 심장의 노화와 그에 따른 심방세동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게 한 연구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심전도 검사 결과를 분석해 심장의 노화에 따른 심방세동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딥러닝 모델이 개발됐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정보영·유희태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심방세동 위험성 및 조기 발병률을 예측한 연구를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세브란스병원이 보유한 약 150만건의 심전도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뒤 6개국의 심전도 데이터 약 70만건과 비교 분석해 실효성을 검증했다.
연구진은 검증을 마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심전도 검사를 받은 다국적 코호트 약 28만명을 대상으로 심장의 노화 정도와 심방세동 위험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심전도에서 노화를 확인한 A그룹(5만108명)은 정상인 B그룹(23만 504명)보다 심방세동 발병 위험도가 1.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65세 미만 연령대에서 심방세동이 발병한 위험도는 A그룹이 B그룹보다 2.07배 높았다. 심전도를 통해 측정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살 많아질수록 심방세동 발병률은 3%씩, 조기 발병 위험도는 4%씩 증가하는 양상도 확인됐다.
심전도 검사는 심장 박동을 전기 신호로 기록해 심장질환 진단에 사용한다. 이번 연구에선 미국 메이요클리닉, 영국 바이오뱅크 등 해외 저명 기관을 통해 한국인의 심전도 데이터베이스로 학습시킨 인공지능이 인종이 달라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심전도에서 나타난 노화 정도와 심방세동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확인해 향후 심방세동뿐 아니라 노화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다른 심장질환 또한 조기에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영 교수는 “심전도 노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이 심방세동 발병을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측정법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예측도를 보였다”며 “심전도가 심장질환 진단의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만큼 이번 연구가 심방세동은 물론 다른 심장질환 예측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