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고려대·서강대 등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 소속 대학생들이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긴급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학가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학생들은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고려대·광주과학기술원(GIST)·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외대 등 7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총학생회공동포럼)’은 6일 서울 서대문구 스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함형진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반헌법적 폭거로 용인될 수 없는 조치다.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로 규정한다”며 “대학생들은 어떠한 억압의 순간에도 정의를 위해 앞장섰듯이, 윤 대통령과 관련자의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범준 고려대 중앙집행위원장은 “선배들이 피로써 지켜내고 우리 후배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를 찬탈하려는 시도를 목격했음에도 침묵한다면, 이는 역사와 후세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석현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이 국회 진입을 못 하는 모습이 민주주의 파괴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냐”라며 “윤 대통령은 권력의 독선과 오만을 멈추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세대·한국외대 등 각 대학별로도 재학생·졸업생 등이 모여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의 계엄령을 규탄하는 연세대 재학생·졸업생 모임’은 오후 2시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회견을 열고 “계엄령을 규탄하는 대자보를 부착한 후 20시간도 지나지 않아 2000명이 연서명에 참여했다”며 “민주주의 가치 아래 이뤄질 미래의 정치를 위해서라도 지금의 사태를 묵인할 수 없다. 민주주의를 유린한 윤석열에게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고 밝혔다.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잇따라 발표했다. 서강대 교수 118명은 ‘민주주의를 훼손한 윤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 시도를 내란으로 규정하며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권에 남은 것은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며 퇴진하는 길뿐”이라고 했다. 숭실대 교수 82명도 이날 성명문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이는 명백히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와 국민의 자유 및 복리 증진 의무를 저버린 반헌법적 범죄행위”라고 했다. 윤 대통령 모교인 서울대 교수·연구진 642명은 “계엄 선포는 실체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명백한 위헌이며 위법”이라며 “윤 정권의 신속한 퇴진만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고 했다.
계엄사태 이후 대학가에서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고려대를 시작으로 건국대·동국대·서울여대·숙명여대·홍익대 등 여러 대학에서 학생과 교수진이 대자보를 붙이거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학생 2500여명이 모여 전체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오는 6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대학생 시국 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