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선포 이후 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선이 무너지고 외국인에 이어 ‘개미’까지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75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도 1430원에 근접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탄핵 정국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전날 대비 13.69포인트(0.56%) 내린 2428.16으로 하락 마감했다.
비상계엄 이후 사흘만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에 ‘직무정지’를 요청하고, ‘2차 계엄설’이 돌자 바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오전 한때 1.7% 넘게 빠지며 2400선이 붕괴됐으나 오후들어 진정세를 보이며 낙폭을 줄여나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안이 커지자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에 이어 개인마저 민감하게 반응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개인은 순매수세를 나타냈으나 이날 하루만 5775억원 대거 순매도를 했다. 외국인도 전날에 이어 3093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기관만 826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3% 넘게 하락해 한때 644선까지 떨어져 4년 7개월 만에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후들어 ‘2차계엄설’ 등이 진정되면서 전날보다 9.61포인트(1.43%) 하락한 661.3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1747억원 순매도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정국 상황을 주시하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탄핵 표결을 앞두고 관망세가 심화됐다”며 “국내 증시는 정치 변수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정치적 상황 변동에 등락을 거듭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4.1원 오른 1419.2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상승한 1416.0원으로 출발한 뒤 한 대표의 발언과 2차 계엄설이 나오면서 급격히 오르기 시작, 1429.2원까지 뛰었다. 1430원대까지 접근한 것이다. 이후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등장하면서 후퇴했다. 이날 환율 급등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것도 요인이 됐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채권 수요 자금도 들어오기도 힘들고 기술 경쟁력 등이 약화하며 외국인의 주식 순매입세로 전환도 마땅치 않은 점에서 원화 매입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여기에 계엄과 같은 정치적 상황이 1400원대로 환율을 안착시키는 주요 재료가 되면서 고환율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