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선관위 ‘전산 서버’ 장악 목적”···야 행안위원들 CCTV 공개

이유진 기자    신주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 청사 내 전산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 청사 내 전산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과천 청사를 점거한 계엄군이 통합선거인명부를 관리하는 서버실에 침입해 전산 서버를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군이 전산실에 도착한 시간은 계엄 선포 담화 종료 2분 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헌정사상 최악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라고 규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들은 6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군의 선관위 장악 목적은 전산 서버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관위 안팎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기괴한 선관위 장악 의도의 단서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가장 먼저 선관위에 진입한 계엄군 10명 중 6명은 선관위 2층에 위치한 전산실로 향했다. 이들은 선관위 직원들에게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개된 CCTV 갈무리 사진은 총 3장으로, 계엄군이 사전선거명부 관리 시스템 서버(지난 3일 오후 10시43분49초), 행정시스템 서버와 보안시스템 서버(오후 10시45분49초), 외부망 연결 통신장비 서버(오후 10시45분47초)를 촬영하는 장면이 담겼다.

선관위가 야당 의원들에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촬영 대상이 된 서버는 선거에서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통합명부시스템, 보안장비가 구축된 컨테이너 C열 서버, 통합스토리지 서버였다. 선관위는 “계엄군이 왜 서버 사진을 촬영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49초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행정시스템 서버와 보안시스템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49초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행정시스템 서버와 보안시스템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야당 의원들은 “선관위 내부 CCTV 확인 결과 계엄군은 전산실에 22시31분에 진입했는데,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가 29분에 종료된 점을 감안하면 (계엄) 선언 2분 만에 선관위 2층에 도착한 것”이라며 “계엄 선언 이전부터 계엄군이 선관위 진입을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야당 행안위원들은 “오랫동안 극우 음모론자들이 주장했던 22대 총선 부정선거 궤변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라며 “계엄 선언 이전부터 선관위 장악과 서버 침탈이 계획되었다면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악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엄정한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군은 가장 먼저 선관위 점거에 들어갔다. 선관위 과천 청사(110여명), 경기 수원 선관위 선거연수원(130여명), 서울 관악 여론조사심의위원회(47명) 등 투입된 계엄군은 총 297명으로 국회 진입 계엄군(280여명)보다 많았다.

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꼽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부정선거 의혹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곽종근 특전사령관도 이날 오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선관위 시설 외곽 경계 및 장비 반출 방지”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증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47초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외부망 연결 통신장비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47초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외부망 연결 통신장비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선관위는 이날 관련 입장을 내고 “계엄군은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청사 출입통제 및 경계작전을 실시하는 등 3시간20분 가량 중앙선관위 과천청사를 점거했다”며 “현재까지 내부자료 반출은 없었지만 추후 피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확인·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계엄군 점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아울러 관계당국은 국민 주권 실현 주무기관인 선관위 청사에 대한 계엄군의 점거 목적과 그 근거 등에 관해 주권자인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그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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