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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2024년에 다시 계엄…큰 충격 받아”

입력 2024.12.06 21:11

수정 2024.12.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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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이나 강압으로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은 6일(현지시간) 계엄령과 관련해 “충격을 받고 뉴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롬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분들이 그랬을텐데, 2024년에 계엄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한강 작가가 공개적인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언론은 물론 스웨덴 현지 언론, 해외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특히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한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에 견주어 지난 3일 밤 벌어진 한국의 ‘비상계엄’ 상황에 대해 한 작가의 의견을 묻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서 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상황에 대해 공부를 했었다”면서 “2024년에 다시 계엄상황을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또 시민들이 맨몸으로 장갑차와 군인들을 제지하고 버티는 모습과 군인들이 물러갈 때 마치 자식들을 대하듯 잘 가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젊은 경찰과 군인들의 태도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을 하려고 하고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명령을 내린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된다”면서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혼돈의 시대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는 “문학이란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가는 그런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어떤 대척의 힘이 생기게 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이 왔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결정을 하기 위해서 애쓸 수 있는 어떤 힘이 생긴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어떤 여분의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부모들이 <채식주의자>를 금서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채식주의자>를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시는 분도 많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다”라며 “이 책의 운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은 책을 쓴 사람으로 가슴 아픈 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한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은 기억을 언급하며 “당시 시상식을 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자리에 초대받아 갔는데, 굉장히 깊이 있게 소설을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을 생각해 봤을 떼 문화 차이도 있고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식주의자>가 받는 오해에 대해 해명하고 싶다고 말한 뒤, 이 소설이 여러 개의 질문이 담겨 있는 다층적인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세 파트로 나눠져 있는 채식주의자는 세 사람이 각자의 시선으로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를 바라보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주인공은 단 한번도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명명한 적이 없고 악몽의 독백 정도가 나올 뿐 주인공이 말을 하는 부분을 없습니다. 오해받고 혐오받고 욕망되고 동정받는 등 완벽한 객체로서 다뤄집니다. 이 구조 자체가 이 책의 주제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완벽하게 폭력을 거부했을 때, 세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묻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도 있고, 무엇인가를 거부한다는 것에 대한 질문도 담겨 있습니다. 또 우리의 신체가 최고의 피신처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죠. 사실상 이 소설의 주인공은 두 자매인데 소리없이 비명을 지르는 두 여성의 목소리이기도 하고요. 굉장히 여러 층이 있는 작품입니다.”

한 작가는 <채식주의자>를 통해 ‘누가 정상이고 비정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소설에는 가족들이 주인공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한 작가는 “이 장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 파트에 모두 다 반복해서 썼다. 무엇이 정상이고 광기인가를 질문을 하고 싶었다”라며 “영혜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서, 인류의 일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앞으로 전진한다.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영혜가 아닌 이 세계의 폭력이 미쳐 있을 수도 있다는 질문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개인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한달 넘게 생각을 해보니 이 상은 문학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로 지명된 이후, ‘축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을 두고 “오해가 있었다. 가족들이 크게 잔치를 하겠다고 해서 하지 말자고 한 것인데, 그게 와전이 되어서 축하 자체를 안 한다고 해서 좀 당황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시기이다. 때로는 ‘더 희망이 있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요즘은 얼마 전부터 희망이 있을 거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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