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었더니 사라진 윤 대통령…“‘대국힘’ 담화네” “쇼츠인 줄 알았다” 대통령 담화에 쏟아진 시민들 비판

조형국 기자    이홍근 기자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이어진 온라인상의 누리꾼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이어진 온라인상의 누리꾼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7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황당하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쏟아졌다. 내용과 형식 모두,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불붙은 시민들의 분노를 누그러트리기엔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이를 여당에 일임한 것을 두고는 “대국민담화가 아닌 대국힘담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라고 밝힌 것이 ‘탄핵에 동참하지 말아달라’는 국민의힘을 향한 메시지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진정 잘못을 뉘우친다면 ‘우리 당’에 일임할 게 아니라 ‘국회’에 일임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대통령 담화로 달라질 건 없겠다”라고 말했다. 한 X(구 트위터) 이용자는 “대통령이 ‘우리 당’을 말하는 것부터 웃기다”라며 “국민의힘에 탄핵하지 말아달라 매달리는 선언”이라고 했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후 SNS 등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이 의견이 잇따랐다. X 갈무리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후 SNS 등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이 의견이 잇따랐다. X 갈무리

서울 용산구에 사는 정모씨(42)는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대통령은 계속하겠다, 국민의힘은 탄핵 찬성하지 마라’는 게 담화 내용의 전부”라며 “윤 대통령이 지금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등포구에 사는 김모씨(36)는 “당장 물러난다 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가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모습을 보니, 촛불을 안 들래야 안 들 수가 없다”라고 했다.

대국민 담화의 길이나 형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요즘은 유튜브 쇼츠 영상도 3분은 된다”라며 “이 지경을 벌여놓고 2분짜리 담화를 낸 게 제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 “블루투스 이어폰 연결하는 사이 담화가 끝났다” “대국민 담화가 트위터 프리미엄 없이도 풀버전으로 올라오는 수준” “카카오톡 전체보기 없이 한 말풍선에 들어간다” “내가 아무리 중국어를 못해도 오늘자 윤석열 대국민담화보단 길게 함”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마포구에 사는 장모씨(38)는 “나는 외박하고 일주일째 사과 중”이라며 “내란 일으키고 2분 담화는 그냥 미안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했다. 담화가 지나치게 짧아서 유튜브 광고를 보다 정작 담화를 지나쳤다는 이들도 있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성난 여론을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범죄가 사과로 해결되면 법은 왜 있겠어요?ㅜㅜ”라고 적었다. 또다른 누리꾼은 “오전에 다른 일이 있어 끝나고 시위를 가려 했는데, 대국민 담화를 보고 나니 안되겠다 싶어 오전 일정을 취소했다”라고 헀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는 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주축으로 한 진보성향 단체들은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범국민 촛불 대행진’을 벌인다. 촛불 대행진은 탄핵안 표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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