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상식을 나흘 앞둔 지난 6일, 시상식이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은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는 10일 한강 작가는 이 곳에서 스웨덴 국왕인 칼 구스타프 16세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수여받는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받은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따로 시상식이 개최되기에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은 한강 작가가 처음이다. 이날 기자들에게 스웨덴 콘서트홀을 안내한 가이드 캐롤라인은 “한국에서 첫 수상자가 나온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마치 그리스 사원을 연상시키는 콘서트홀 외관에는 노벨상 시상식을 알리는 세 개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건물 앞에는 광장이 조성돼 있는데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보안과 안전 때문에 광장이 폐쇄된다. 콘서트홀은 1926년 완공되면서 100년 가까이 노벨상 시상식장으로 사용됐다. 노벨상 시상식이 처음 개최된 1901년에 스웨덴 왕궁 건너편에 있는 그랜드 호텔에서 시상식이 열렸는데, 규모가 커지고 참석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이곳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그랜드 호텔은 전통적으로 수상자들이 머무는 호텔이기도 하다. 한강 작가도 이곳에 묵고 있다.
시상식이 열리는 메인홀의 무대는 8일 열리는 노벨상 기념 콘서트의 준비가 진행 중이었지만, 콘서트가 끝나면 무대는 노벨상을 상징하는 푸른 카펫으로 덮이며 본격적으로 시상식 세팅이 시작된다. 캐롤라인은 “노벨상 시상식 준비는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준비는 8월부터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관객석을 기준으로 무대 오른쪽에는 국왕, 왕비 등 스웨덴 왕실 가족들이 착석하고 왼쪽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앉는다. 무대 뒤쪽으로는 오케스트라가 배치된다. 무대 정중앙에는 노벨의 동상이 놓이는데 캐롤라인은 “노벨의 정신이 함께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라고 말했다. 메인홀을 꾸미는 꽃장식은 매해 테마가 달라지는데, 만찬이 진행되는 스톨홀름 시청사의 블루홀과 같은 테마로 꾸며진다.
시상식에는 왕실 가족과 수상자들 외에도 스웨덴 사회를 대표하는 각계의 인사와 각국의 대사들이 초대받는다. 노벨상 수상자들도 각각 14명의 손님을 초대할 수 있고 대사들도 1명의 손님을 초대할 수 있다. 한강 작가는 그의 책을 만든 출판 관계자들을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밖에 행사를 취재하는 기자들을 포함해 1300명이 가량이 이날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상식에서 노벨위원회에서 나온 한 사람이 수상자를 소개하면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이 한강 작가를 비롯한 5개 분야 수상자들에게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수여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될 예정이며, 이때 호명은 한국어로 진행된다.
10일 오후 4시(현지 시간)로 시작해 1시간 30분가량 진행되는 시상식을 마치면 참석자들은 만찬이 준비된 스톡홀름 시청사로 이동한다. 만찬은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되며 한강 작가는 만찬장에서 짧은 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