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타클로스입니다. 전 세계적 경제불황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선물 수급이 어려웁습니다. 시나브로 신세계의 SNS 위탁 운영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게 되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니 따뜻한 응원 부탁이다.”
지난달 26일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산타클로스 사진과 함께 외국인이 한글로 쓴 듯한 어색한 문법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후 산타클로스는 “여기는 내가 점령한다. 계정 비밀번호 바꿨다”며 기존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한국을 방문해 지하철을 타거나 순대국을 먹는 등의 사진을 잇따라 올린다. 신세계 계열사 공식 계정 팔로우를 모두 취소하고 경쟁사인 타 백화점 계정을 팔로우하는 ‘기행’도 저지른다.
그러던 어느 날 산타클로스는 썰매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지고,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등장한다. 카리나는 “오늘 작은 교통사고가 있었다”며 “제가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에 문제 없도록 책임질 테니 어린이 여러분은 걱정하지 말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이야기는 신세계백화점이 12월 한 달 동안 진행하는 연말 캠페인 ‘헬로 뉴 산타’의 내용이다. 신세계는 독창적이고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국내 2030세대뿐 아니라 전 세계 고객에게 ‘누구나 소중한 사람을 위한 산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카리나,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감독과 협업했다고 8일 밝혔다.
쇼핑 정보나 영상 광고 등의 일반적인 포스팅 게시물이 아닌 ‘산타가 신세계백화점 인스타그램을 장악했다’는 콘셉트의 이 캠페인은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산타의 포토부스 체험기, 지하철 탑승기 등 한국 MZ 문화 체험기는 게시 5일 만에 12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고, 신세계의 SNS 계정은 산타가 운영한 지 7일 만에 팔로어 수가 5만명 이상 증가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산타 대신 선물을 배달할 카리나가 등장한 뒤에는 고객들의 호기심이 한층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연말까지 온·오프라인에서 캠페인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카리나가 선물을 배달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일상을 12월 한 달간 공개한다. 고객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카리나와 직접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성동구 성수동, 강남 일대에서 사고가 난 썰매를 견인차가 실제로 끌고가는 장면을 연출한 게릴라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20일에는 산타로 변한 카리나의 이야기를 총 10분 안팎의 영화 형식으로 담은 신우석 감독의 영상을 공개하고, 이후 교통사고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한문철 변호사와 함께 산타의 교통사고 과실 비중을 따져보는 영상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