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금주 회장은 일본에서 17번이나 기각당했지만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도 낯짝 없는 정권에 더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
이국언 (사)일제 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8일 오후 광주 서구 5·18 교육관에서 진행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의 3주기 추모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제에 굴하지 않고 피해자 인권 회복에 헌신한 고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역사정의를 계속 실천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이금주 회장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대모’로 불인다.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를 결성한 이후 1992년 ‘광주천인소송’을 시작으로 일본 정부와 일본기업을 상대로 일본에서만 7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법정에서 기각을 당한 것만 17차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금주 회장은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피해자들 사연을 상세히 기록으로 남겼다. 이 기록은 2018년 대법원 배상 판결을 끌어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금주 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의 사죄는 끝내 받지 못하고 2021년 12월 102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이날 추모제는 지난해 출간된 이금주 평전 <어디에도 없는 나라> 낭독과 추모 영상 상영 등 순으로 이뤄졌다. 특히 시민모임의 향후 방향을 알리는 시간도 가졌다.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가족 등이 정부의 ‘제3자 변제’를 수용한 것과 관련해 이 이사장은 “2009년부터 역사정의를 실현하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탐하지 않고 달려왔는데 일본을 더 걱정하는 윤석열 대통령 정권이 들어서자 각종 공격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라를 거덜 내고도 저 낯짝 두꺼운 윤석열을 보니 없던 오기가 생긴다”며 “불의의 권력을 끝낼 낼 때까지 더 당당하게 얼굴 쳐들고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시민사회와 연대해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