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트럼프 설득해 성사
젤렌스키 “생산적” 긍정 평가
우크라 협상력 확대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선으로 전격 회동했다. 이번 회동이 2년9개월간 계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휴전 협상에 초석이 될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트럼프 당선인, 마크롱 대통령과 3자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는 방법, 전반적인 상황 및 공정한 평화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는 모두 평화를 원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의로운 평화와 강력한 안보 보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우리는 모두 이 전쟁이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정당한 방식으로 종식되길 원한다”면서 회담에 대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애초 일정은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따로따로 만나는 것이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해 3자 회동이 전격 성사됐다. 이날 3자 회동은 오후 5시30분부터 6시까지 약 30분간 진행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불만을 드러내며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최근에는 키스 켈로그 전 미국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임명해 종전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조기 종전을 원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상당한 영토를 희생하고 충분한 안보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요구와 입장을 전할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지원국인 미국의 정권교체를 앞두고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던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주선으로 직접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피력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를 계기로 휴전 국면에서 협상력을 키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한 익명의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회동을 성사시킨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며 “대담한 결정을 내리고, 실질적이고 공정한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