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훼손하는 내란 세력 물러가라

윤석열은 취임 후 지금까지 언론자유를 끊임없이 훼손해 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자신을 비판한 언론에 벌을 주었다. 권력자에 대한 비판은 권력남용과 무능을 막기 위한 필수적 사회기능이다. 하지만 윤석열은 자신에겐 적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형법상 명예훼손 조항을 악용해 비판적 기자들을 인신 구속까지 했다. 수석비서관들이 회칼 테러를 거론하며 기자를 위협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에게 한 질문이 무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호처는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시민의 입을 막아 끌어내고, ‘황제 골프’를 취재하던 기자를 방해했다. 헌법 수호 책무를 지는 대통령으로서 윤석열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를 도리어 탄압했다. 헌법을 위반한 윤석열을 탄핵하라.

윤석열은 불법적으로 야당 추천 위원 임명을 미루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여권 다수로 만들었다. 이런 꼼수로 촉발된 방통위원 부족 상태에서 급히 처리한 공영방송사 새 이사 임명은 법원에 의해 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책임을 묻고자 야당은 방통위원장을 탄핵소추하고 방통위는 이에 대응하는 소송으로 국고 등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이사 임명 집행정지에도 방통위는 항고, 재항고를 거듭하며 소송비를 쓰고, 소송 상대인 현 이사들 또한 개인 소송비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이 시기에 방송통신 주요 업무는 마비되고 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부 기구를 형해화한 윤석열을 파면하라.

윤석열은 계엄 선포로, 헌법이 보장한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끝내 박탈하려 했다. 그날 밤 많은 언론인은 돌발 상황을 취재, 보도하기에도 정신없는 와중에 언론장악을 염려, 대비하는 이중의 고통을 감내했다. 군인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긴박감 속에 어떤 신문사는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비장한 각오로 신문을 만들었다. 그날 밤 만약 국회의원들이 조금만 늦게 국회에 모였어도, 시민들이 재빨리 모여들어, 적의 목을 베어 죽이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특수부대의 진입을 막지 않았어도, 야당 보좌관들과 국회 직원들이 그 참수 부대원들의 의사당 진입에 결사 항전하지 않았어도 그 결과는 너무 참담했을 것이다. 언론사에는 완장 찬 계엄군이 그날그날의 보도지침을 내리며 기사마다 검열하며 빨간 줄을 쳐대는 어두운 과거를 재연하려 했을 것이다. 언론자유를 내란으로 빼앗으려 한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은 계엄 담화문에서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기 얼굴을 한번 거울에 비춰보라. 바로 그 괴물이 자신을 보고 서 있을 것이다. 그는 일련의 야당 주도 의회 결정이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도 했다. 이 또한 그날 밤 그가 기도한 일에 딱 맞는 표현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시민 불안과 바람은 외면한 채, 세계로 중계되는 현장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부결시켜 이중의 치욕을 한국 시민에게 안겼다. 이제 방심위가 또 나설 차례다. 이 친위기구는 내란 상황을 소상히 알린 언론사에 대해 무작정 징계를 남발할 것이다. 자유와 민주를 억누르는 열린 사회의 적들을 해체하라.

위헌적 명령을 수행한 장성들은 직무 정지됐다. 그런데 정작 무슨 일을 더 벌일지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무기로 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는 자는 그대로다.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일부 장성은 불의한 명령 수행을 눈물로 반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옹립해 세운 대통령이 저지른 망국적 범죄에 책임지기는커녕 헌정 중단이니 보수가 무너진다니 하는 궤변으로 권력을 붙들려 애쓴다. 독재를 꿈꾸는 내란 우두머리가 자리를 지키며 비판 언론의 재갈을 물리는 곳이 전체주의 사회다. 언론자유 훼손하는 내란 세력 물러가라.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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