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전복···운반선 피해 없어
해경·군 당국, 승선원 수색 중
실종자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
그물·어구 등으로 선내 진입 어려워
포항 양포항으로 예인 시작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가자미 조업 어선과 모래운반선이 충돌해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실종자 1명이 어선 내부에 있을 것으로 보고 인근 항구로 끌어오는 예인 작업을 통해 실종자를 수색하기로 했다.
9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3분쯤 경북 경주시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저인망 어선인 ‘금광호’(승선원 8명)와 456t급 모래 운반선이 충돌했다.
이 충돌로 감포 선적인 금광호는 전복됐다. 선원 10명이 타고 있던 모래운반선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해경 등 구조인력과 장비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금광호는 완전히 뒤집힌 채 배 앞부분만 수면 위로 보이는 상태였다. 구조인력 등이 도착한 시간은 10여분 뒤인 오전 5시 57~59분쯤이다.
해경은 뒤집힌 어선 안에 진입해 오전 6시49분쯤 조타실에서 한국인 선장 A씨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후 선실 입구와 선미 취수장, 기관실 등에서 기관장 등 한국인 선원 2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4명 등 6명을 차례로 발견했다.
발견된 선원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경주와 포항 등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경은 금광호 승선원 8명 중 7명이 어선 내부인 선내에서 발견된 만큼 실종자 1명도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10여회에 걸쳐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그물과 어구, 좁은 구조물 등으로 인해 선내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전복된 금광호에 침몰 방지용 부력재인 리프팅백 3개와 이탈방지망 등을 설치한 뒤 사고 현장 인근인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으로 예인하기로 했다. 예인 작업은 이날 오후 2시28분쯤부터 시작됐다.
해경은 예인이 끝나면 항구 내에서 수중수색한 뒤 어선을 인양할 계획이다. 또 실종자가 해상에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함정과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어선 선원 대부분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큰 원인에 대해서 일부 전문가는 사고가 새벽에 발생해 선원들이 제때 배 밖으로 탈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수 선원이 잠에서 덜 깬 상태에서 2차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해경은 이번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졸음 운항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고 조사할 방침이다. 박정록 포항해경 경비구조과장은 “모래 운반선이 이날 오후 항구에 입항하면 선장과 선원들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