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날뛴다’…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

김원진 기자
국군의 날인 지난 10월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사열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군의 날인 지난 10월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사열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 대표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라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했다. 뛸 도(跳), 들보 량(梁), 밟을 발(跋), 뒤따를 호(扈)의 한자로 이뤄진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 설문조사한 결과, 도량발호가 450표(41.4%)로 1위였다고 9일 밝혔다.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들이 자신이 권력의 원천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 이뤄졌지만, 도량발호에는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는 뜻 또한 담겨 있다. 정 교수는 “최악의 사례가 12월 3일 심야에 대한민국을 느닷없이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며 “명분은 반국가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지키겠다는 것인데, 대부분 국민의 눈에는 최상위 권력자들이 자기의 불리한 처지를 타개하고자 자행한 불법적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 교수는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이런 무도한 발상과 야만적 행위가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섬뜩하고 참담하다”며 “삐뚤어진 권력자는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는 ‘후안무치’(厚顔無恥, 307표·28.3%)가 올랐다.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3위는 ‘석서위려’(碩鼠危旅, 201표·18.5%)로,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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