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깡통대출’ 4조원 넘어···1년 새 20% 증가

김지혜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시중은행 ATM이 모여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시중은행 ATM이 모여 있다. 성동훈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보유한 ‘깡통대출’이 지난 9월 말 기준 4조원을 넘어서며, 1년 전보다 20% 증가했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대출 상환을 포기한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차주들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해 9월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4조2773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수익여신은 이자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은행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뜻한다. 원금 상환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깡통대출’로 불린다.

무수익여신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3조5769억원이었는데 1년 만에 19.6%(700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7.8% 증가했는데, 이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무수익여신이 늘어난 것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인 고정이하여신도 전년 대비 28.6% 증가한 5조5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의 부실대출이 급증한 것은 불경기로 인해 기업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5대 은행 무수익여신의 72%인 3조597억원은 기업대출에서 발생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이 올해 내준 기업대출은 1016조57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는데, 이 기간 기업 무수익여신 증가율은 24.3%로 3배가량 높았다.

특히 건설업에서 부실대출이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이 올해 9월 말까지 건설업 분야에 내준 총여신은 28조4592억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한 가운데, 같은 기간 건설업 고정이하여신은 2889억원에서 4284억원으로 48% 증가했다. 건설업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1.1%에서 1.5%로 올랐다.

은행권에서는 기업대출 중에서도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와 부실이 크게 늘고 있어 건전성 지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연체율은 전년 대비 0.16%포인트 오른 0.65%로 대기업(0.0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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