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사상 가장 더운 해 확실…‘1.5도 방어선’도 첫 붕괴

김서영 기자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정부대표단이 지난 2일 부산 수영구 현대모터스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는 플라스틱 탄생부터 오염, 대체제 발견 등 연대기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정부대표단이 지난 2일 부산 수영구 현대모터스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는 플라스틱 탄생부터 오염, 대체제 발견 등 연대기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가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한 해로 굳어질 전망이다. 국제사회가 설정한 ‘상승폭 섭씨 1.5도’ 방어선도 처음으로 붕괴했다.

9일(현지시간) A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62도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까지 가장 더운 해였던 2023년 1.48도를 넘어선 것이다.

또한 일종의 상징적 방어선이던 ‘1.5도 상승’ 선도 처음으로 무너졌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1.5도를 한계선으로 설정했다. 그동안 과학계는 1.5도 이상의 기온 상승이 이어진다면 지구 생태계에 회복 불가능한 위험이 초래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맨사 버제스 C3S 부국장은 “1.5도를 넘겼다는 것이 파리협정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느 때보다도 대담한 실천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우드웰기후연구센터 제니퍼 프랜시스 연구원은 “온난화 속도가 너무 빨라 식물과 동물은 이전처럼 적응할 수 없다. 더 많은 종이 멸종될 것이며 자연의 먹이 사슬이 파괴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해안 지역이 해수면 상승에 취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기온이 상승한 데에는 엘니뇨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여름까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바 있다.

하지만 엘니뇨가 끝났음에도 그 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나타나지 않아 과학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미시간대 조나단 오버펙 연구원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기온이 높게 유지되는지 약간 당황하고 있다”며 “큰 상승에 이어 또 크게 상승한 것이라 두렵기도 하다”고 전했다.

올해 전 지구적으로 자연재해가 발생했으며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100억달러(약 444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국제사회 대응은 더디다는 비판에 처했다. 지난달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선진국이 2035년까지 연간 3000억달러(약 421조원) 공공 재정을 부담하는 신규 기후재정 조성목표(NCQG·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에 합의했다. 선진국 부담액을 기존 목표보다 3배 늘렸으나 기후변화에 더 취약한 국가들은 이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유엔 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는 이달 초 빈손으로 폐막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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