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감 결과,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지원자가 없거나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를 계엄 포고령에서 ‘처단’ 대상으로 거론하면서 전공의들 사이에서 수련 재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상태다.
수련병원들은 9일 오후 5시에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3594명에 대한 모집을 마감한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 수련평가위원회는 내년도 전공의 모집 일정을 공지했다. 모집정원은 올해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정원인 3356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도 병원별 지원자는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 병원 관계자는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된다”며 “의대 증원 갈등이 계속되는 중이라서 예상했던 바”라고 말했다.
이대로면 내년 상반기에도 ‘전공의 없는 병원’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전공의 약 1만5000명은 정부의 내년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지난 2월 말 수련병원을 이탈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으로 이들 중 8.7%(1만3531명 중 1171명)만 수련병원에 출근 중이다. 병원 측에 낸 사직서가 6~7월에 수리되면서 사직 전공의의 절반 가량은 일반의로 의료기관에 재취업해있는 상태다.
윤 대통령이 계엄 포고령에 ‘전공의’를 특정하고 의료현장 미 복귀 시 ‘처단’하겠다고 하면서 의·정갈등이 다시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8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의료인을 처단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탄핵 사태 책임자가 처벌 받을 때까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