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에 ‘정보사령부’도 가담…최정예 요원 ‘체포조’ 구성 의혹도

정희완 기자    곽희양 기자

정보사 요원이 선관위 전산실 서버 촬영

정보사 특수부대원 20여명 체포조 꾸려

체포자 신문·구금·조사 등 준비 의혹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인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입구에서 계엄군이 집인하려 하자 야당 당직자들이 이를 막고 있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인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입구에서 계엄군이 집인하려 하자 야당 당직자들이 이를 막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침투해 전산실 서버를 촬영한 계엄군은 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인 것으로 9일 파악됐다.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 방첩사령부에 이어 군의 핵심 정보·첩보기관인 정보사까지 계엄에 동원된 것이다. 정보사가 최정예 요원을 선발해 ‘체포조’를 꾸리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선관위 과천 청사의 전산실 서버를 촬영한 병력은 “정보사 소속이 맞다”라며 “다만 당시 인원이 선관위에 투입된 경위는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해당 병력의 정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채 추측만 무성했다. 정보사는 국방정보본부의 예하 부대로 해외 및 대북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이다. 또 간첩 및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신문에도 참여한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선관위에는 특전사 예하 3공수여단이 투입돼 외곽 경계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고, 방첩사 병력의 투입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번에 정보사 병력까지 가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처럼 선관위 장악에 매달린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부정선거 의혹 관련 수사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아직 문상호 정보사령관의 직무를 정지하지는 않았다. 문 사령관이 해당 인원의 선관위 침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보사 최정예 요원들을 선발해 정치인 등을 체포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했고, 정보사 요원들이 체포자 신문 등을 준비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정보사 특수부대원 약 20명으로 구성된 체포조를 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믿을 만한 제보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부터 최정예 요원 선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선발된 체포조는 특공무술 등으로 10년 이상 고도로 훈련받은 최정예 요원, 이른바 HID(북파공작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정예 체포조는 지난 4일 오전 5시까지 대기하다가 해산했다”라며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실패로 돌아가며 체포조는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보사 소속 정보요원 7명이 경기 남부 모처에 있는 정보부대에 파견 나와 정치인 등을 체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들은 체포된 정치인 등에 대한 심문과 조사, 구금 등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별도의 감청팀까지 준비했고 정치인 등에 대한 위치추적을 지원하려 했다”고 말했다.

앞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자신에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체포 대상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0명이다. 그러나 아직 체포조의 구체적인 전모가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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