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물·금융 시장 ‘내란 대위기’, 윤석열 물러나야 길 열린다

12·3 내란 사태와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 실패로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방불케 한다. 9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34.32포인트(5.19%) 하락한 627.01에 장을 마치며 4년7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17.8원 오른 1437.0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채권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 계엄 선포 이후 주식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140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의 5분의 1을 넘는 막대한 금액이다. 외신 표현대로, 윤석열의 내란과 국민의힘 탄핵 방탄 대가가 국민 5100만명 개개인에게 할부로 돌아오고 있다. 작금의 위기는 전적으로 윤석열과 여당 탓이다.

더욱 두렵고 절망적인 것은 국가 신인도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가 모두 한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외국 투자사들은 한국 주식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매도)’로 낮췄다. 정부는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안정조치를 한다고 하지만, ‘윤석열 리스크’가 엄존한 현재로선 백약이 무효다.

그렇잖아도 어려운 경제와 민생이 최악의 국면에 빠졌다. 침체 일로인 내수는 회복 기미가 없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중반대까지 떨어질 거라는 해외 투자은행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가 날씨보다 더 춥고, 경제 주체들의 투자·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당장 세계 주요국 정부가 자국 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경고하면서 국내 관광·유통업계 매출이 줄고 있다. 직장인들의 단체회식 예약이 줄취소되면서 자영업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가 민생을 들먹이며 내년도 예산안 심사 정상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방향도 순서도 틀렸다. 최 부총리는 이 위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모르는가. 수십년 피땀으로 일군 한국 경제가 무도한 권력자와 무책임한 여당에 의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최 부총리는 국무위원으로서 12·3 내란을 막지 못한 걸 통렬히 반성하고, 여당에 신속한 탄핵 요구부터 하기 바란다. 국가 신인도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요체는 윤석열을 대통령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이 불발된 뒤 첫 거래일인 9일 금융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폭등했다.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이 불발된 뒤 첫 거래일인 9일 금융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폭등했다.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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