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4조 삭감이 ‘폭거’라더니…“정부, 민생예산 13조 감액했다”

김윤나영 기자

나라살림연구소, 예산 분석

임대주택지원 2조5000억원
고교 무상교육 예산 등 칼질
야당 삭감 대부분은 ‘예비비’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며 내세운 주요 이유가 “야당의 예산 폭거”다. 하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과 야당 수정안을 비교해보면 정부안의 민생예산 삭감 규모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살림연구소가 9일 발간한 ‘2025년 예산안, 정부 삭감사업과 국회 삭감사업 정량 비교 분석’ 자료를 보면,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올해 총지출 대비 34조6000억원을 증액하고, 13조4000억원을 감액했다. 결과적으로 내년 정부 지출은 올해보다 3.2% 늘어난 677조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에서 4조1000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야당 자체 삭감액은 내년 정부 예산 총액 대비 0.6% 규모다.

정부는 13조4000억원을 자체 삭감했다. 여기에는 저소득층 임대주택, 고교 무상교육 예산 등이 포함됐다. 올해 지출 대비 내년 예산안에서 가장 많이 감액된 사업은 임대주택지원(출자·융자 포함)으로, 삭감액이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고교 무상교육에 쓰이던 지방교육정책지원 5000억원, 에너지 취약계층 바우처 지급을 위한 에너지자원정책 3000억원, 지역화폐 예산 3000억원 등도 삭감했다.

반면 야당 삭감액 4조1000억원 중 70%는 예비비(2조4000억원)와 국고채이자 재산정(5000억원) 예산이다. 예비비는 국회의 심사를 받지 않는 비상금이라 ‘정부 쌈짓돈’으로 불린다. 국고채 이자상환액은 법정의무 지출이라 실제 정부 지출을 감액한 게 아니다. 내년 국채이자율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 데 따라 실질적으로 갚아야 할 금액 추계를 달리한 것이다.

정부·여당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삭감 항목은 대통령실·검찰 특수활동비다. 야당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100만원)와 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등을 일방 삭감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500억원, 용산공원 예산 352억원도 삭감했다.

민주당은 7000억원을 추가로 삭감한 4조8000억원 감액 예산안을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헌법상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할 수는 없다.

민주당은 정부가 ‘민생예산’ 증액안을 가져오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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