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반영 않고도…KDI “내수·투자 암울”

김윤나영 기자

수출 여건도 악화…트럼프 당선만으로도 한국 경제 불확실성 확대 분석

정부는 “파장 제한적” 진화…글로벌 신평사 “장기화 땐 큰 악재” 경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전망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 분석된 내용이다. 정치적 불안정이 길어지면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동향은 지난 10~11월 자료를 기반으로 해,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KDI는 내수 부진을 우려했다. KDI는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다”고 했다. 수출도 조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한 주요 근거는 미국 대선 결과다. KDI는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출 여건이 다소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12·3 비상계엄 사태’라는 불확실성까지 맞닥뜨렸다.

정부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다며 진화에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경제·사회 전반에 시장경제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정치 등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은 일시·제한적이었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적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대내외 불확실성을 마주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수출이 상승 국면에 있는 등 경제 여건이 괜찮았다”면서 “그때와 달리 지금은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이라 소비자·투자 심리가 위축된다면 경제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가 경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지난 6일(현지시간) “계엄령 선포가 일시적이었다고 해도,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위험 인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정치적 분열이 정책 집행, 경제 성과 또는 재정 관리를 훼손할 경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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