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에 축출돼 러시아로 도주한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호화 저택으로 몰려간 시민들이 명품과 값비싼 차량을 보고 분노를 쏟아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이후 시민들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저택으로 몰려가 고가의 물품을 약탈하고 가구를 파손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다.
한 영상에서는 거대한 차고에 람보르기니, 페라리, 애스턴 마틴 등 슈퍼카가 즐비한 모습이 담겼으며 시민들은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시리아 코미디언 파디 마즈도 저택을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사람들은 고기로 가득 찬 냉장고와 미술작품이 담긴 선반을 뒤졌고, 명품 회사 에르메스의 상자도 보였다. 마즈가 루이비통 의류 가방을 끌고 다니는 모습도 담겼다. 이 가방의 시중 가격은 약 3만6500파운드(6600만원 상당)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한 남성이 다마스쿠스 부촌 알말리키 지구에 있는 아사드의 저택 중 한 곳에 들어간 모습이 찍혔다. 붉은 카펫과 대리석 바닥, 디올 가방 등 값비싼 의류와 잡화가 가득한 옷장 등이 담겼다.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부친이자 알아사드 가문의 독재를 세습시킨 하피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초상화도 내던져졌다.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수도 다마스쿠스가 함락되자 러시아로 도주했다. 미 국무부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알아사드 가문의 순자산은 최대 16억파운드(약 2조9000억원)로 추산된다.
알아사드 가문이 철권 통치로 53년 동안 독재를 이어가는 동안 시리아 국민은 도탄에 빠졌다. 2022년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인구의 약 70%인 1450만명이 빈곤층이고, 약 25%가 절대빈곤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