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로 생성한 강아지 영상. 오픈AI 제공
오픈AI가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소라’를 9일(현지시간) 정식 출시하면서 머릿속 상상을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AI 경쟁이 한층 달아올랐다.
오픈AI는 이날 “소라닷컴(Sora.com)에서 챗GPT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소라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소라를 공개한 지 10개월 만이다. 이전까진 일부 이용자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영향으로 출시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문자와 이미지, 영상으로 입력하면 AI가 최대 1080p 해상도, 20초 길이의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준다. 월 구독료 20달러의 챗GPT 플러스 사용자는 최대 720p 해상도에 5초 길이 영상을 만들 수 있다. AI는 멈춰 있는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영상을 만들고, 기존 영상을 확장하거나 누락된 부분을 채울 수도 있다.
오픈AI는 시연 영상에서 다양한 세부 기능을 소개했다. 리믹스 기능을 이용하면 영상의 요소를 재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막을 걷는 털복숭이 매머드들’이라고 입력해 생성된 영상에서 매머드를 로봇으로 바꿀 수 있다. 타임라인에 따라 영상을 편집하고 싶다면 스토리보드 기능을 쓰면 된다. 흰두루미가 개울에 서 있는 10초짜리 영상을 만들 때 5초 구간에 물속에 머리를 담그고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 나오도록 요청할 수 있다. 두 가지 영상을 결합해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블렌드 기능도 있다.
소라가 생성한 모든 영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가 삽입된다.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는 워터마크도 들어간다. 월 200달러의 챗GPT 프로 이용자들은 시각적 워터마크가 없는 생성물을 내려받을 수 있다. 실제 인물이 등장하는 사진 등을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기능은 남용 가능성을 고려해 소수의 초기 테스터 집단에만 제공한다.
지난 4일에는 구글이 동영상 생성 AI 모델인 ‘비오’를 기업 고객 대상으로 출시했다. 메타도 지난 10월 사실적이고 개인화된 영상 생성과 세밀한 편집이 가능한 ‘무비 젠’을 공개했지만 정식 출시는 하지 않은 상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AI가 주로 문자로 상호작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며 “영상은 우리의 범용인공지능(AGI) 로드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AGI는 일반적으로 인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을 갖춘 AI를 말한다. 오픈AI 제품 디자이너인 조이 플린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소라에 들어온다면 그건 잘못된 기대”라고 말했다. 소라로 인해 창작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