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 만들어야” 주장
초강경 대응 속 경제 문제 한해 국정 협력 기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여·야·정 비상경제 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공식 석상에서 경제 관련 메시지를 다수 내놓고 있다.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에서 경제 문제만큼은 여권과 협조해 국정 운영에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경제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예견한 대로 ‘블랙 먼데이’가 현실화했다. 코스닥이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고 코스피도 연중 최저치다. 나흘간 시가총액 140조원이 증발했다”라며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집권 여당 탄핵 반대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과거 두 차례 탄핵 때와는 다르게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공식 경고했다”며 “한 줌 권력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려던 사람들의 폭거가 대한민국 전체 운명을 일순간 시계 제로 상황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정 3자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구성할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여당과 야당, 정부 3자가 모여서 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현재 상황이 어떻든 명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언 시간 대부분을 경제 문제를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앞서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강조하며 내란 사태 국면 주도권을 쥐려는 기류를 보이자 한 총리 탄핵 카드를 검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사실상 직무배제 됐고, 탄핵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한 총리까지 흔든다면 자칫 국정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지도부는 한 총리 탄핵소추안 발의를 일단 보류하고, 경제 문제에 한해서 국정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여·야·정 비상경제 점검회의 제안도 이런 취지로 이뤄졌다.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야3당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본시장 현안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 거부 사태로 인해 국가 신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내란 사태의 영향을 조속히 안정시킬 방안을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입법 정책화에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이날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총재와 면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