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사전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2024년 올해의 단어로 ‘양극화(Polarization)’를 선정했다.
메리엄웹스터는 9일(현지시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양극화에 대해 “뚜렷이 대조되는 두 개의 대립으로의 분열. 특히 한 사회·집단의 의견이나 신념, 이해관계가 양극단에만 집중된 상태”라고 정의했다.
메리엄웹스터는 양극화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배경으로 미국과 전 세계의 복잡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하려는 미국인의 욕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미 대선 기간 언론 매체가 양극화란 단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4년 대선은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양극화시켰다”(MSNBC) “이민 문제에 대한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토론 답변은 유권자 양극화를 보여준다”(폭스뉴스) 등을 예로 들었다.
피터 소콜로프스키 메리엄웹스터 편집장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양극화란 매우 특정한 종류의 분열을 뜻한다”며 “중도보다는 극단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역설적이게도 양극단에 있는 이들도 현 상황이 양극화된 상태라는 데에는 의견이 같다”며 “폭스뉴스, MSNBC, CNN 앵커를 포함해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많은 사람이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했다.
소콜로프스키는 이 단어가 1800년대 초에 생긴 “비교적 젊은 단어”이지만 “오늘날 세계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치·문화적 의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극성’을 뜻하는 라틴어 ‘폴라리스(polaris)’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처음 광학 용어로 등장했으나, 1945년쯤부터 사회·정치 분야에서 지금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메리엄웹스터는 매년 자사 검색 건수 및 사용 빈도를 추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 올해 자주 검색된 단어로는 단정한, 얌전한 등으로 번역되는 ‘드뮤어(demure)’가 포함됐다. 드뮤어는 전통적 여성상을 상징하는 단어지만, 틱톡 등에서 인기를 끌며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롱하고 다양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널리 사용됐다.
그밖에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진영을 공격할 때 사용한 단어 ‘이상한(weird)’을 비롯해 ‘민주주의(democracy)’, ‘2주(fortnight·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 제목) 등도 많이 검색된 단어에 올랐다.
앞서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발간하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는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brain rot)’을 꼽았다. 이 단어는 사소하거나 하찮게 여겨지는 자료를 과잉 소비한 결과 인간의 정신적, 지적 상태가 퇴보한다는 의미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