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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야당 주도 ‘4.1조 감액’ 내년도 예산안 본회의 통과

입력 2024.12.10 18:40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부결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부결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증액 없이 감액만 반영된 총지출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감액만 반영된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것은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2025년도 예산안을 재석 278명 가운데 찬성 183표, 반대 94표, 기권 1표로 의결했다. 통과된 예산안에 따르면 총수입은 정부안 651조8000억원 중 3000억원 감액됐으며, 총지출은 정부안 677조4000억원 중 4조1000억원 감액됐다. 국회가 예산을 늘리거나 예산 항목을 신설하려면 정부 동의가 필요해 증액은 반영되지 않았다. 예결위원장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좀 더 과학적인 예산이 추경(추가경정)을 통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과된 예산안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수정 예산안이다. 예산안은 정부 예비비를 정부 원안(4조8000억원) 대비 절반인 2조4000억원 삭감했다.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은 5000억원 감액했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특수활동비(82억5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100만원)와 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경찰 특활비(31억6000만원) 등도 전액 삭감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예산은 정부안(505억원)에서 497억원이, 용산공원 조성 사업 예산은 416억원(정부안)에서 229억원이 감액됐다.

앞서 민주당은 예결위를 통과한 예산안을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인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 했으나, 우원식 의장은 ‘여야 합의’를 주문하며 정기국회 종료일인 이날로 시한을 늦췄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예결위를 통과한 감액안에서 정부 예비비 1조8000억원,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 3000억원 등 총 2조1000억원 복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또 민주당의 요청을 일부 수용해 지역화폐 예산 4000억원, 고교무상교육 국고 지원 예산 3000억원, AI·재생에너지 지원 예산 2000억원 등 총 9000억원 증액 반영을 제안했다. 하지만 세부 예산 증액 폭을 두고 정부·여당과 민주당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예산 증액 규모로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 혈세로 편성한 예산을 이재명 대표 개인 예산처럼 정쟁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며 “향후 문제가 발생하면 전적으로 민주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추가 감액을 적극 검토했지만, ‘내란 사태’로 인해 경제위기가 가속화되고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어서 예결위에서 처리된 예산안을 그대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장은 “국회의 활동을 금지한다는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예산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해놓고 예산 책임을 국회로 넘기려 했고, 민생 예산 증액에 미온적 태도를 고수했다”며 정부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국회는 이날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미루고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하는 부수법안 20건도 의결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5000만원이 넘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금투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일을 2025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로 2년 유예하는 내용이 골자다.

여야가 이견을 보인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은 재석 281명 중 찬성 98명, 반대 180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은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등의 내용이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정부가 추진한 ‘주주환원 촉진세제’를 신설하지 않는 야당 수정안으로 통과됐다. 정부가 폐지를 추진했던 종합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에 대한 전자신고 세액공제는 그대로 시행된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정부 지원을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은 야당 주도로 상임위를 통과했으나, 이날 본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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