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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있는 퇴진’에 의문 표한 미국, 이것이 국제사회 인식

입력 2024.12.10 18:57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8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동훈·한덕수 체제가 한국 헌법에 부합한 조치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고 한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측 대화 상대가 ‘대통령 윤석열’이라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관여 계획은 언급할 게 없다”고 했다. ‘한동훈·한덕수 체제’를 외교 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 한국과 외교적 소통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 외교가 가장 강력한 동맹국으로부터도 외면받으며 공백 상태에 빠진 것이다.

내란 혐의로 자격을 잃은 대통령과 법적 권한이 없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의 권력 야합은 국제적 기준에서도 용납될 리가 없다. 범죄자를 대통령직에 앉혀둔 채 국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수습책은 터무니없다. 지금 상황이 계엄에 이은 ‘2차 헌정 중단’ 사태라 해도 과하지 않다. 미국은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자 “준수돼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계엄과 탄핵 무산 사태 내내 자유민주주의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한국에 요구해왔다.

한 총리는 9일 골드버그 대사를 만난 데 이어 1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정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다각도 채널을 통해 국제사회에 적극 알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 근본적 의구심을 가진 국제사회를 홍보력으로 납득시킬 수 있을 거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한국의 정치 절차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돼야 할 것”이라는 미 국무부 권고가 ‘한·한 체제’에 대한 부정임을 깨닫지 못하는가.

사정이 이런데도 여당은 ‘질서 있는 퇴진’이라며 윤석열의 ‘2월 하야’ ‘3월 하야’를 거론하고 있다고 한다. 본인들의 정치적 연명을 위해 나라가 몇개월간 혼돈 상태로 방치돼도 좋다는 건가. 3~4개월 동안 내란 수괴가 대통령의 권한을 유지하는 위헌·위법 상황은 나라 안팎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더구나 공석인 원내대표에 친윤계 권성동 의원을 밀고 한동훈 체제를 흔드는 내부 권력투쟁설까지 들린다. 다시 친윤이 정권을 장악하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내란 수괴 대통령은 즉각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국정·외교 모두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를 해소할 유일한 길은 헌법적 절차에 따른 탄핵뿐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나라야 결딴나든 말든 정치적 계산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여당의 추한 행태를 국민과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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