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때문에…‘인민날두’ 아쉬운 안녕

재일교포 출신 골잡이 안병준

“12년 동안 응원해준 팬들 감사”

K리그2 유일 ‘2년 연속 MVP’

재일교포 출신으로 K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골잡이 안병준(34·사진)이 무릎 부상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안병준은 북한 국가대표를 지내 ‘인민날두’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졌다.

안병준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 선수를 은퇴한다”며 “무릎 상태가 계속 악화해 더는 선수를 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울면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단 한 경기, 단 하나의 골이 그 힘든 시간을 모두 잊어버리게 해줬다”면서 “나를 아끼고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12년 동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1990년 일본에서 태어난 안병준은 북한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공격수다. 2019년 일본을 떠나 K리그2(2부)의 수원FC에 입단한 뒤로는 줄곧 국내 무대에서 뛰었다.

안병준은 수원FC 입단 첫해였던 2019년 8골, 2020년엔 20골을 쏟아내면서 2부리그를 평정했다.

특히 득점왕을 차지한 2020년에는 수원FC의 1부 승격을 주도하면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차지했다.

안병준은 1부리그인 K리그1에서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는데, K리그1 강원FC 이적을 추진하다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안병준이 은퇴를 결심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무릎 연골이 문제였다. 안병준은 일본에서 뛸 때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는데, 이 문제로 훈련량 조절이 필수였다.

수원FC에서 안병준을 지도했던 김도균 감독(현 서울 이랜드FC)은 강원행이 불발된 것에 안타까워하면서 “경기를 못 뛸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조절해주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하기도 했다.

안병준은 강원 대신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해 2021년 23골을 넣으면서 자신이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당연히 그해 K리그2 MVP는 안병준의 몫이었다. K리그2에서 2년 연속 MVP는 그가 유일하다.

안병준은 2022년 여름 수원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면서 K리그1 무대를 밟았고, 이후 부산과 수원FC를 거쳐 은퇴하게 됐다. 안병준은 K리그 통산 158경기에 출전, 69골 10도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