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에 여학생 85.9% “불안하다” 남학생과 격차 커

김원진 기자
교육부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딥페이크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 교육부 제공

교육부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딥페이크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 교육부 제공

딥페이크 불법촬영물의 유포·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 불법촬영물이 범죄라는 인식도 여학생들이 더 강하게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생 절반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장난’ 때문에 벌어진 일로 인식했다.

11일 교육부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딥페이크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여학생의 85.9%는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유포·확산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남학생(63.1%)보다 불안을 느끼는 여학생들이 많았다. 여학생의 81.7%, 남학생의 67.7%가 ‘나도 모르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하다고 답했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이 범죄인지를 묻는 질문에 여학생의 95.1%는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이 ‘범죄이며 처벌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남학생은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이 범죄라고 답한 비율이 83.3%로 역시 대다수였지만 여학생보다는 낮았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에 판단을 보류하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학생이 15.5%로 여학생(4.4%)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의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중복응답 가능)에서는 남학생의 17.2%가 ‘자신의 개인정보·사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사람’에게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의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확산을 개인 책임으로 본 여학생은 응답자 10명 중 1명(10.2%)이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발생 원인으로 ‘장난으로’를 꼽은 학생이 전체 54.8%로 절반을 넘었다. ‘성적 호기심 때문에’(49.3%) ‘해도 들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44.1%) ‘들켜도 처벌이 약해서’(38.2%) ‘심각하게 잘못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해서’(3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인정받기 위해’라는 응답도 12.9%나 됐다.

학생들은 디지털성범죄 지원 대상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사진을 내리는 등 개인적인 대처에 집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발생 인지 후 학생들은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34.9%)하거나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32.1%)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학교내 딥페이크 성범죄 확산 이후 여학생의 절반 가량(46.4%)이 개인 SNS ‘비공개 계정 전환’을 택한 반면, SNS를 비공개로 전환한 남학생은 22.4%에 그쳤다. ‘개인적인 사진삭제’를 한 여학생은 45.6%였는데 남학생은 17.4%였다. ‘큰 문제라 생각하지 않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남학생이 18.2%, 여학생이 6.2%였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피해 경험자는 전체 응답자의 2.8%였다. 피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61명 중 여학생이 37명, 남학생이 24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5일부터 3주간 중·고교 1~2학년 학생 21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육부는 관련 교수 학습안을 만들어 시도교육청에 보내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을 바라보는 남녀간 인식 격차에서 나타나듯 디지털 성범죄는 명백히 젠더폭력에 기반한 범죄”라며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확산이 피해자 책임이라는 응답자도 13.6%나 돼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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