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소변이 새어나오거나 반대로 요의가 있어도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 등의 배뇨장애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으로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과민성방광, 복압성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같은 질환이 있다면 각각에 적합한 치료를 조기에 받아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 성인 5명 중 1명 꼴로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인 과민성 방광은 소변을 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고 갑작스럽게 발생해 참기가 힘든 요절박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는 빈뇨, 취침 중에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는 야간빈뇨, 참지 못하고 소변이 새어나오는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과민성 방광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됐을 때 나타나는 절박성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방광이 예민한 정도가 지나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마려운 느낌을 받으며 참아도 찔끔찔끔 배출되므로 직장생활이나 외부활동에 큰 지장을 준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증, 수면부족까지 동반될 위험도 높다.
복압성 요실금은 방광이 과민한 경우와는 달리 주변 근육이 약해져 이따금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배에 힘을 주는 운동을 할 때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주로 갱년기를 맞아 여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한 여성에게 발생하는 비율이 높은데, 출산과 노화 등의 이유로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과는 달리 평소에는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자주 보이진 않으나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에만 소변이 새어나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성 환자가 많은 과민성 방광과 복압성 요실금에 비해 남성에게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소변을 눠도 시원하지 않고 물이 새듯 약하게 배출되며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있는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감싸고 있는 요도의 직경을 좁혀 소변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전립선 비대증이 지속되면 방광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소변이 조금만 차도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갑자기 마려워지는 빈뇨 및 요의 절박감이 생길 위험이 있다.
흔히 나타나는 배뇨장애는 대체로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방광 기능이 떨어지거나 소변 배출을 조절하는 골반저근이 쇠약해지는 등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그밖에 뇌혈관 장애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 척수 신경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배뇨장애를 경험하면 소변이 언제 어디서 새어나올지 몰라 외출을 꺼리고, 증상을 숨기려다 병원 방문까지 피하는 환자가 흔하다. 그러나 자칫하면 병을 더 키울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준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을, 절박성 요실금은 약물치료를 우선하는 등 배뇨장애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광 건강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이를 위한 생활수칙을 기억하고 지키면 도움이 된다. 먼저 규칙적인 운동으로 자신에 맞는 체중을 유지하면서 하체와 골반을 받치는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 좋다. 체중이 늘고 반대로 지탱하는 근육은 약해지면 방광에도 영향을 미쳐 요실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방광을 자극하거나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가급적 삼가고 흡연 역시 중단해야 한다. 대신 적절한 양의 수분을 섭취해 소변을 묽게 해주면서 소변을 볼 때마다 배뇨횟수, 배뇨량, 불편감 등을 기록하는 배뇨일지로 기록을 남기면 의료기관에서 증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화장실을 자주 간다면 방광 훈련을 하는 것도 좋다. 김준철 교수는 “과민성 방광으로 적은 양의 소변을 참지 못하고 자주 화장실에 가는 경우라면 자신만의 시간표를 정해 일정 시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소변을 참는 식의 방광 훈련을 통해 정상적인 배뇨 습관을 들일 수 있다”며 “또한 골반근육 운동인 케겔운동을 꾸준히 하면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를 제자리로 돌리고 요실금과 같은 방광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