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하면 4명 중 1명 “신규 가입”…문제는 구독료

배문규 기자
티빙과 웨이브 합병 후 구독료 인상 시 이용 의향.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티빙과 웨이브 합병 후 구독료 인상 시 이용 의향.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국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현재 구독하지 않는 OTT 이용자 4명 중 1명이 신규 가입을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요금이 인상된다면 상당수 마음이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달 30일~12월1일 OTT 이용자 500명(전국 20~59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티빙·웨이브를 구독하지 않는 OTT 이용자 24%가 두 회사 합병 시 가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11일 밝혔다. 관망층이라고 할 수 있는 ‘보통’ 응답은 57%였다.

전체 응답자에게 양사의 합병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긍정’(5점 척도에서 4점+5점)이 52%에 달했는데, 두 서비스의 현재 이용자들은 긍정적 인식이 60%를 넘겼다. 긍정적 인식의 이유(복수응답)로는 ‘단일 구독으로 비용 절감’(47%)을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콘텐츠 다양성’(41%)과 ‘시청 편의성’(38%)이 뒤를 이었다. 특히 두 OTT를 동시 이용 중인 사람들은 ‘비용 절감’(75%)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문제는 ‘구독료’였다. 신규가입 의향이 ‘있다’고 한 사람에게 ‘합병 후 현재보다 구독료가 인상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자 52%는 ‘보통’으로, 19%는 ‘없다’로 돌아섰다. 기존 티빙·웨이브 이용자들의 경우 구독료가 올라도 ‘이용 의향이 있음’이 티빙 17%, 웨이브 27%에 그쳤으며, ‘이용 의향이 없음’은 티빙 43%, 웨이브 33%로 기존 이용자의 대규모 이탈이 예상됐다.

티빙은 구독료가 9500~1만7000원(광고요금제 제외)으로 웨이브의 7900~1만3900원보다 비싼 데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으로 할인받는 경우가 많아 구독료 인상에 더욱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두 회사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는 것인데 요금이 인상될 경우 신규 가입 의향과 구독 유지 의향 모두 급격히 떨어진다”며 “합병의 시너지를 얻기 위해선 비용에 민감한 소비자 심리에 부합하는 ‘합리적 요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티빙과 웨이브는 넷플릭스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730만명)과 웨이브(425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합치면 넷플릭스(1160만명)와 비슷한 규모가 된다. 출범 이래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늘리고 글로벌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7일 웨이브 최대 주주 SK스퀘어와 티빙의 최대 주주 CJ ENM은 전략적 투자를 통해 통합의 걸림돌이었던 기존 웨이브의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해결했다. 현재 양사 주주 대부분이 합병에 동의하고 있지만, 티빙의 2대 주주인 KT의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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