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대통령, 2~3분 국무회의 참석 후 사라져···휴대전화로 비상계엄 선포 지켜봐”

탁지영 기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상황을 국회에서 진술했다. 송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2~3분 정도 참석했다가 밖으로 나가 국무위원들도 휴대전화로 방송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무회의 심의 당시 상황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송 장관은 “저는 (3일) 오후 10시10~15분 사이에 회의장에 들어갔다. 회의에 시작이 없었다. 대기하는 상태였다고 보시는 것이 좋다”며 “전혀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옆 분에게 무슨 회의를 하는지 여쭸다. 딱 두 글자 들었다. ‘계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 말을 듣고 너무 놀라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말도 안 된다, 막아야 된다’고 얘기를 했다”며 “그 자리에는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고 했다.

송 장관은 이 의원이 “대통령은 언제 들어왔나”고 묻자 “제 기억으로는 대기실처럼 앉아있는 상태에서 대통령께서 들어오셨다. 시간을 기억할 수 없다. 무척 짧은 시간 동안 계셨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몇 분 동안 있었냐’는 질문에 “제 기억으로는 2~3분 정도”라며 “너무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당황스러워서 기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국무회의를 산회한다는 선포도 없이 윤 대통령이 사라져 국무위원들이 우왕좌왕하던 중 생중계를 통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이 물리적으로 윤 대통령을 막을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송 장관은 “국무위원들도 (비상계엄) 발표가 이뤄지는 걸 몰랐다. ‘지금 회의를 마칩니다’라는 선언이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잠시 들어오셨다가 나가셨다”며 “앉아계신 분(국무위원)들이 당황해하면서 ‘어디 가신 거냐’고 하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휴대전화로 틀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육성이 흘러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몸으로라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안 됐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송 장관은 ‘대통령이 뭐라고 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첫 마디만 기억난다.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며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했다. 송 장관은 “그 날 너무 경황이 없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지금 기억하는, 아는 범위 내에서 말씀을 소상히 드리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송 장관의 답변을 들은 뒤 “12월 3일 대한민국에는 국무회의도, 국무위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국무회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국무위원들에게 “여러분의 침묵과 방관이 지금 이 사태를 만든 것”이라고 질타했다.

다만 송 장관은 자신이 내란죄 공범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송 장관은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법적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나’고 묻자 “네. 필요하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공범은 인정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막지 못한 무능함, 무력함은 있지만 (비상계엄에) 동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노 의원이 ‘부화뇌동하는 행위, 단순 관여까지도 처벌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나’고 묻자 “관여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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