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와중에 당 주도권 잡겠다는 친윤계, 낯 두껍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로 국가적 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친윤석열계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비호하며 당 주도권을 잡기 위한 권력 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후안무치도 정도가 있지, 이쯤 되면 제정신이라 할 수 없는 집단 아닌가.

이번 내란 사태에서 친윤계는 어떻게 처신했나. 친윤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불러모아 계엄 해제 표결을 못하게 하고, 국회에 표결 연기 요청도 했다. 반헌법적 계엄 해제마저 방해해 내란에 동조한 것과 다름없다. 이것만으로도 친윤계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친윤계는 한동훈 대표가 ‘질서 있는 퇴진’ 방법으로 제시한 내년 2월 또는 3월 윤석열 자진 사퇴에도 반대하고 있다. ‘질서 있는 퇴진’은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직무에서 배제하라는 국민 요구에 역행하고 실효성도 없지만, 친윤계는 이마저도 거부한 것이다. 친윤계는 2026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함께 치르는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하는데, 실상은 시간을 벌면서 민주당에 차기 정권을 넘겨주지 않을 궁리를 해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임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친윤계는 한술 더 떠 12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로 5선 권성동 의원을 밀고 있다. 비윤계에선 4선 김태호 의원이 나섰다. 권 의원이 누구인가. 윤석열 정부 첫해 원내대표를 하며 이준석 당대표를 몰아낸 ‘체리따봉 사건’의 당사자다. 여당이 용산출장소를 자처한 것도 그로부터 시작됐다. 윤석열 국정운영의 독선·불통에 쓴소리를 해본 적 없는 친윤계가 친윤 원내대표를 또 세워 윤석열 방탄을 위해 발악이라도 해보려는 건가. 당내에선 ‘권성동 원내대표 체제’에서 한 대표 축출에 나설 것이란 말도 나온다. 친윤계가 2선 후퇴해 반성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당 주도권만 쥐려 하고 있으니 가당치도 않다. 권 의원은 11일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중진 의원들과 함께 국회의장에게 오는 14일 예정된 2차 탄핵안 표결을 다른 날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저 추운 땅에서 민심은 촛불을 켜고 응원봉을 흔드는데, 염치없다.

이날 현재 여당 의원 8명이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중 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 의원 등 5명은 찬성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당론으로 민심을 배반하지 말고,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 그게 그나마 당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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