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원장 “오래가진 않을 것, 외환위기로 한국이 망할 우려는 없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환율이 반응하고, 한국 경제를 보는 해외 시선이 불안해지고, 한국에 당장 투자를 꺼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11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예상치 못했던 정치 상황 변화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원장은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고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외환위기 상황으로 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런 변화에 가장 먼저 주가와 환율이 반응하는데, 지난 일주일간 주가와 환율에서 이전보다 1~2% 영향이 나타났다”며 “그 변화의 폭을 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다”고 했다.
조 원장은 “과거 비슷한 탄핵 상황에서도 경제 부분은 큰 흔들림이 없었다”면서 이번 사태가 “국가적인 위기로 치닫게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원장은 한국의 잠재성장률과 관련해 “2% 안팎이지만 내려가는 흐름인 것은 틀림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유럽과 일본의 잠재성장률도 1%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이 1%대로 고착화한다고 해서 그것을 경제위기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의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관세 장벽 문제는 우리 입장에서 틀림없는 부담”이라면서도 “중국 견제 전략으로 인해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답했다.
조 원장은 최근 기획재정부와 KDI의 내수 진단이 엇갈린 점을 두고 기준선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는 생각만큼 그렇게 원활하게 내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봤고, 정부는 조금씩 올라온다고 한 것 같다”며 “똑같은 지표를 보면서 마음속 베이스라인이 좀 달랐는데, 다르다고 보시면 할 수 없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