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에 셈법 복잡…달러 실수요자는 분할 매수로 ‘방어’, 환차익 노린 투자는 ‘자제’

김지혜 기자

유학생 자녀 둔 경우 일정 기간 단위 적립…미 ETF·채권에 담아두길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원화 ETF 투자 땐 환율 상승 수혜 볼 수도

#1. 미국 대학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A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는 환율에 속이 탄다. 계산해보니 한 달 전보다 학비가 1000만원가량 올랐다.

#2. 직장인 B씨는 계엄 사태 이후 1000만원을 무작정 달러로 환전했다.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불안한 생각 때문이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당장 달러가 필요한 유학생·주재원 등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원화 자산 가치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퍼진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당장 필요한 경우 매일 혹은 매월 단위로 분할 매수해 ‘환율 방어’를 하라고 11일 권했다. 투자자의 경우 단기 환차익을 노린 감정적인 결정은 피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자산을 안정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단 A씨처럼 지속적으로 달러가 필요하다면, 환율을 단기적으로 예측해 대응하기보다는 매일 혹은 매월 달러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강동희 신한프리미어 PWM강남센터 PB팀장은 “1년 동안 필요한 최소 달러를 계산해 적립식으로 매수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환율을 기다리다 오히려 더 많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일·월 단위로 정해진 금액을 자동 환전해 달러를 적립하는 적금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 ‘목표 환율 자동환전’ 기능이 있는 금융상품·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환율이 원하는 수준까지 낮아지면 적립 규모를 늘리는 것도 좋다. 신한·하나·우리은행 금융앱과 SC제일은행·토스뱅크 외화예금이 해당 기능을 지원한다.

당장 달러가 필요하지 않더라도 원화 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20~30%는 달러로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요즘처럼 환율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대량 환전은 위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 지점장은 “최근의 달러 상승은 국내 개별 상황이 원인인 만큼,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이하로 떨어진 이후부터 분할 매수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적립한 달러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달러예금·보험, 미국 국채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김하진 하나은행 CLUB1한남PB센터지점 PB는 “현재 달러 정기예금 금리가 원화 상품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데 이를 활용해 자산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싼 달러를 사는 대신 원화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가령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ETF 중 환노출형을 골라 투자하면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환헤지형과 달리 환노출형은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김 PB는 “다만 환노출형 투자는 내년 1월 중순까지 단기로 가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달러 분할 매수를 통한 자산 분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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