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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고향’ 광주·전남 지자체, 노벨상 수상 기념사업 본격화

기념공간·문학공원 등 조성

해안도로에 ‘문학 산책로’도

‘작가의 동의 없이 추진’ 우려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첫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광주와 전남지역 지자체들이 본격적인 기념사업에 나섰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북구 중흥동의 빈 땅 148㎡를 매입해 한 작가의 기념공간 조성을 추진한다. 이곳은 한 작가가 어린 시절 2년쯤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집과 4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시는 지난달 4억7000만원에 해당 터를 샀다.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이후 기념공간 조성에 나선 광주시는 작가가 살았던 건물 소유주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대신 인근 부지를 사들였다. 시는 내년부터 이곳에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주제로 한 ‘북 카페’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1980년 1월 서울로 이사해 서울에서 초·중·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광주시는 “한 작가가 살았던 곳은 아니지만 인근에서 태어났고 효동초등학교를 다니다 서울로 이사를 간 만큼 상징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소설가의 고향인 전남 장흥군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장흥 회진면에서 태어난 한승원 소설가는 1990년대 말 장흥 안양면에 집필실인 ‘해산토굴’을 짓고 살고 있다.

장흥군은 “한강 작가가 어린 시절 아버지의 고향 장흥을 찾곤 했다”면서 “대한민국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문학적 뿌리가 장흥”이라고 내세운다.

장흥군은 ‘노벨 문학 도시 장흥’을 새로운 군정 비전으로 확정하고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한다. 해안도로에 ‘노벨 문학 산책로’를 만들고 천관산에는 ‘노벨 문학공원’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한승원 산책로’는 한 작가까지 포함하는 ‘부녀 문학 산책로’로 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자체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 “자신의 이름을 딴 기념사업 등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상황에서 작가의 동의 없이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소년이 온다>는 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닌 모든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이야기”라며 “개인과 특정 지역에 억지로 초점을 맞추고 연관 지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한 작가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태 시인(전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은 “과한 지역색 입히기 등 지역 이기주의로 기념사업을 몰고 가서는 안 된다”면서 “노벨 문학상 수상 업적과 책의 의미를 곱씹어 사업을 한곳으로 응축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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