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인식조사…남학생 15%, 범죄 여부 묻자 ‘잘 모르겠다’
영상물 확산 “피해자 책임” 13% 응답…인식 개선 교육 필요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의 유포·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은 범죄라는 인식도 여학생들이 더 강하게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생 절반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장난’ 때문에 벌어진 일로 인식했다.
11일 교육부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딥페이크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여학생의 85.9%는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유포·확산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남학생(63.1%)보다 불안을 느끼는 여학생이 많았다. 여학생의 81.7%, 남학생의 67.7%는 ‘나도 모르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하다고 답했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이 범죄인지를 묻는 질문에 여학생의 95.1%는 ‘범죄이며, 처벌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답을 한 남학생 비율은 83.3%로 역시 대다수였지만 여학생보다는 낮았다. 판단을 보류하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학생이 15.5%로 여학생(4.4%)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의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중복응답)에는 남학생의 17.2%가 ‘자신의 개인정보·사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사람’에게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확산을 개인 책임으로 본 여학생은 응답자 10명 중 1명(10.2%)이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발생 원인으로 ‘장난’을 꼽은 학생이 전체의 54.8%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성적 호기심 때문에’(49.3%), ‘해도 들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44.1%), ‘들켜도 처벌이 약해서’(38.2%), ‘심각하게 잘못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해서’(31.4%) 순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인정받기 위해’라는 응답도 12.9%나 됐다.
학생들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사진을 내리는 등 개인적인 대처에 집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발생 인지 후 학생들은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34.9%)하거나 ‘개인적인 사진을 삭제’(32.1%)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학교 내 딥페이크 성범죄 확산 이후 여학생의 절반가량(46.4%)이 개인 SNS ‘비공개 계정 전환’을 택한 반면 남학생은 22.4%에 그쳤다.
‘개인적 사진 삭제’를 한 여학생은 45.6%, 남학생은 17.4%였다. ‘큰 문제라 생각하지 않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남학생 18.2%, 여학생 6.2%였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피해 경험자는 전체 응답자의 2.8%였다. 피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61명 중 여학생은 37명, 남학생은 24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5일부터 3주간 중고교 1~2학년 학생 21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딥페이크 불법영상물을 바라보는 남녀 간 인식 격차에서 나타나듯 디지털 성범죄는 명백히 젠더폭력에 기반한 범죄”라며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확산은 피해자 책임이라는 응답자도 13.6%나 돼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