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레이 현 국장, 나에 대해 불법적 탄핵·기소”
‘충성파’ 파텔 지명 뜻 재확인…FBI 중립성 시험대에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맞춰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레이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레이 국장은 이날 FBI 직원들에게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시작 전 물러나는 것이 FBI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임하는 것이 “FBI의 업무 수행을 위해 매우 중요한 가치와 원칙을 강화하고, FBI가 혼란 속으로 더 깊이 끌려 들어가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FBI국장의 임기는 10년으로,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임명된 레이 국장은 퇴임까지 2년 이상 남아 있다. 하지만 트럼프 첫 재임기 때의 기밀문서 반출 의혹 수사를 위해 마러라고 자택 압수수색 등을 벌인 이후로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눈 밖에 났다.
급기야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대행 비서실장을 차기 FBI국장에 지명하겠다고 밝히면서 레이 국장은 사실상 경질 위기에 내몰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때도 레이 국장의 전임자인 제임스 코미를 ‘충성 맹세’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트위터에서 해고를 통보한 바 있다.
레이 국장이 자진 사임 형식으로 물러나게 되면 FBI의 정치적 중립성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후임 FBI국장에 지명된 파텔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소·유죄 평결이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해 온 최측근 인사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레이의 리더십 아래 FBI는 내 집을 이유도 없이 불법 급습하고, 나에 대한 불법적인 탄핵과 기소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며 캐시 파텔은 FBI를 이끌 자격을 가장 잘 갖춘 후보”라고 환영했다. 파텔도 “DBI에서 순조로운 전환이 이뤄지기를 고대한다”며 “나는 첫날부터 일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